197화. 쥐
육함은 홀로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일단 여지에게 먹고 마실 것을 준비하라고 지시하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임근용은 아직도 누운 채로 멍하니 천정을 바라보고 있다가 소리를 듣고 그를 한 번 보더니 다시 시선을 돌렸다.
육함이 침상으로 다가가 옆에 앉았다.
“이제 좀 나아졌소? 장수한테 의원을 불러오라고 했소. 오장루(五丈楼)에 가서 소면과 야채죽도 사 오라고 시켰는데 아무래도 반 시진은 넘게 걸릴 것 같소. 일단 뭐라도 요기를 좀 하는 게 어떻소?”
임근용이 고개를 저었다.
“소면과 죽을 사 올 거라면 그냥 기다렸다가 먹을래요. 다른 건 별로 먹고 싶지 않아요.”
그녀는 점심을 많이 먹어서 속이 좀 불편했다. 계 마마의 산사탕도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육함이 말했다.
“방금 다섯째를 만났는데, 당신을 보러 오겠다고 하면서 같이 저녁을 먹자고 했소.”
육함은 임근용이 일어나서 육륜을 만날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도 묻지 않고 계속 말했다.
“다섯째 말로는 육선이가 밥을 먹기 시작했다더군. 틀림없이 얼마 안 있어 좋아질 거요.”
“잘 됐네요.”
임근용은 육함이 자신이 일어나서 육륜을 만나 주길 바라고 있다는 걸 당연히 알았다. 그녀도 물론 육륜을 만나고 싶었다. 하지만 병이 났다고 말을 했으니 그래도 병자의 모양새는 갖추고 있어야 했다. 아직 의원도 오지 않았는데 그녀가 벌써 자리에서 일어나면 얼마나 우습겠는가.
잠시 후 밖에서 육륜의 웃음기 어린 목소리가 들렸다.
“다들 어디 갔어요? 어디 숨어 있는 거예요? 설마 나한테 밥 한 끼도 주기 싫어서 숨은 건 아니겠죠?”
육함은 임근용이 일어날 생각이 없다는 걸 눈치채고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아니면, 겉옷을 걸치고 침상에 앉아 있는 건 어떻소?”
육함은 가끔씩 이렇게 멍청하게 굴었다. 임근용이 잠시 침묵했다 입을 열었다.
“아직 의원이 오지도 않았는데, 내가 일어나서 손님을 맞는 건 별로 보기 안 좋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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