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7화. 최종화
훤친왕부의 집안일을 처리하고 나자 황제는 항왕이 생각이 났다. 형부에 오래 갇혀 있었으니 마땅히 처리를 해야 했다.
엄격하고 신속하게 일을 처리하는 훤친왕을 보라. 항왕이 퇴위를 강요하면서 자신을 죽이려고 했는데도 아직 항왕을 죽이지 않았다니. 자신은 역시 너무 착해서 탈이었다.
만약 조정의 대신들이 황제가 속으로 뭐라고 혼잣말을 했는지 알았다면 아마 피를 토해냈을 것이다. 항왕은 곧바로 죽진 않았지만, 사형수들만 가두는 형부 감옥 갇혀 매일 채찍질을 당하고 있었기에 죽진 않더라도 죽는 것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었다.
사형에 처할 필요도 없이 그렇게 한두 달을 더 맞게 되면 항왕은 곧 숨을 거두게 될 터였다.
훤친왕이 말한 대로 바로 죽이는 건 너무 항왕만 좋은 일을 시키는 일이었으므로 형부 감옥에 던져넣어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게 하기로 하였다.
반역을 저지른 항왕은 반드시 죽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연 귀비와 상산왕비였다.
상산왕부 큰공자가 동제 척왕의 친아들이라는 일은 알고 있는 사람이 몇 명 없었다. 외부로 소식을 퍼트린 사람도 없었는데 다 상산왕의 체면을 생각해서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상산왕비 뜻대로 살게 두는 건 불가능했다.
그리하여 훤친왕이 그 일에 대해 말하려고 하는데 상산왕비가 급사했다는 소식이 궁으로 전해졌다.
갑작스러운 상산왕비의 죽음에 조정의 대신들은 당대 제일의 풍모와 재능을 겸비한 미인이 이렇게 죽어버려 실로 아깝다며 안타까워했다.
언제부터인가 상산왕비가 외출을 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더니 황제의 총애를 실컷 받던 연 귀비도 갑자기 총애를 잃고 품계가 낮아지고 또 낮아져 반년이 지나자 이미 황후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없이 잘나가던 연 귀비에서 연 귀인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상산왕비가 죽게 되었으니 연 귀비는 다시는 회생할 기회가 없게 된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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