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9화. 연산추우도
둘째 나리의 장모인 류씨가 다른 사람과 싸웠다고, 초앙이 서신에 쓴 걸 보지 않았는가. 성격이 사나워서 잘 지내기 어려울 거 같았다.
사리에 밝은 부인이라면 반대하지 않겠지만 류씨 같은 사람은 최대한 멀리하는 게 좋았다. 더군다나 왕부에서 청해온 사람이 아닌가. 사람을 초대하기는 쉬워도 보내기는 어려운 법인 데다 류씨의 신분이 특수해서 심모가 단속하기도 어려웠다.
그녀가 왕부의 안뜰을 관리하고 있긴 했지만, 함부로 류씨의 발을 묶어둘 수는 없었다.
장원으로 모시는 것도 가능하긴 했으나 나중에 누군가 나쁜 마음을 먹고 이 일을 가지고 도발할까 걱정이 되었다. 어쨌든 그 사람들을 데려왔다는 건 그들의 신분을 인정한 셈이었으니 말이다.
훤친왕부 둘째 나리의 가족을 장원에서 지내게 한다는 게 웬 말인가. 설마 그들이 그렇게 남들 앞에 내보이기가 그렇고 훤친왕부에도 살 수 없는 사람들이란 말인가?
더군다나 황제가 둘째 나리가 죽었다는 걸 안 후 안승후로 추서해주고 관저까지 하사해주지 않았던가.
비록 현재 안승후는 초앙이긴 했지만, 만약 둘째 나리가 돌아온다면 이 작위는 분명 돌려줘야 했고 관저도 당연히 내놓아야 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현재 안승후부는 초앙의 소유였으므로 그의 뜻을 묻지 않고 제멋대로 사람을 들이긴 어려웠다.
심모는 고심 끝에 잠시 데려오지 않는 게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그들의 안전을 확보해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거나 음해를 당하지 않도록 해주고 나중에 둘째 나리가 그들을 왕부로 데려오게 하면 될 거 같았다.
심모가 매우 적절한 안배를 했다고 생각한 초 총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지금 가서 그렇게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수중에 있는 서신을 선대 훤친왕이 볼 수 있도록 한시라도 빨리 태워주고 싶었던 초 총관은 부랴부랴 자리를 떠났다.
초 총관이 가자 심모도 임묵헌으로 돌아갔다.
하루 종일 고생을 했더니 심모는 힘들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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