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화. 권세 앞에 무릎을 꿇다
진목은 이리도 발칙한 자가 도대체 누군지 직접 알아내 그 아비까지 죄를 묻고자 했다. 그가 몸을 날려 창문으로 들어서려던 순간, 소년은 그를 발로 차버렸다. 다행히 무술이 뛰어난 진목은 공중에서 한 바퀴를 돌더니 평온하게 착지했고, 소년은 뒤이어 틈을 주지 않고 말했다.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거면 이런 어마무시한 도박은 하지 말았어야지!”
사람들은 경악했다. 경도 성내에 이렇게 강심장을 가진 소년이 있었다니, 훤친왕세자에게 연이어 도발하고 있는 소년에게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훤친왕세자의 눈빛은 칼날처럼 차가웠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도 자신이 넘치면 내 앞으로 나와서 말하면 될 것을, 그 위에 숨어서 무엇을 하는 것이냐?”
하지만 그 소년은 여전히 당당했다.
“그쪽이 내려오라 하면 내가 내려가야 하나?”
한껏 으름장을 놓는 목소리였다. 정말이지 훤친왕세자와 끝장을 보려는 듯싶었다. 훤친왕세자의 노기가 탱천한 것을 보자 심모는 자신을 도와 그에게 맞서는 소년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를 돕고는 싶었지만 심모는 그만한 힘이 없기도 했고, 그 소년은 진정으로 훤친왕세자가 두렵지 않은 듯한 기세이기에 큰 도움도 필요 없어 보였다.
그때, 그녀는 노부인의 당부가 떠올랐고, 아무래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어차피 훤친왕세자도 그 많은 사람 앞에서 내걸었던 내기 조건이니 그것을 쉽게 어길 수는 없을 터였다. 심모는 몸을 돌려 몇 발자국 걷더니 다시 훤친왕세자를 돌아보았다. 다시 한번 눈빛으로 그에게 파혼을 기다리겠다 얘기하는 것만 같았다.
훤친왕세자는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었다. 진목은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는 다시 몸을 날려 올라갔고, 이내 돌아와서는 훤친왕세자에게 고했다.
“세자야, 이미 사라졌습니다.”
훤친왕세자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그의 초상화를 그려서라도 도성을 샅샅이 뒤져 찾아내거라. 내 앞에 그자를 데려다 놓으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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