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3화. 여동생
죄 없이 발에 걷어차인 소군왕은 가슴에 통증을 느꼈다. 더군다나 가슴팍엔 발자국까지 묻어 있었다. 그는 힘껏 그 먼지를 털어내었다.
벼락 때문에 바닥에 생긴 구덩이를 본 소군왕이 초앙을 쳐다보다 훤친왕세자에게 시선을 옮기며 물었다.
“별말 하지도 않았는데 어째서 벼락이 내린 거지?”
그나저나, 아까 초앙이 뭐라고 했더라, 훤친왕세자한테 여동생이 생길 거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왕비마마께서 딸을 하나 더 낳는다는 거 아닌가?
소군왕이 기뻐하며 초앙에게 물었다.
“정말 왕비마마께서 딸을 하나 더 낳으실 거라고 점치는 것이냐?”
초앙은 소군왕의 입을 막아버리고 싶었다. 딸 얘기는 더 이상 금물이었다. 만일 벼락이 한 번 더 내리면 그는 정말 벼락 맞아 죽을 수도 있었다.
이전에 소군왕을 속이느라 점을 칠 줄 안다고 말했었는데 그는 아직까지도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이렇게 잘 속으니 초앙은 오히려 소군왕을 속이기가 미안했다.
초앙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소군왕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사람의 운명을 점친다는 것은 기밀을 유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벼락을 맞을 수 있다고 하였는데, 보아하니 그 말이 틀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끝까지 말하지도 않았는데 천둥 번개가 친 것을 보니 말이다.
초앙이 그런 이유 때문에 훤친왕을 도운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던 훤친왕세자가 물었다.
“부왕께 말씀드린 것이냐?”
최근 번개가 친 적이 없었던 걸 생각하면 초앙이 훤친왕한테 말씀을 드리진 않은 거 같았다.
자리에서 일어난 초앙이 말하기 싫다는 듯 시큰둥하게 네, 하고 대답했다.
당연히 이야기를 해주었다. 훤친왕을 기쁘게 해주지 않았다면 어찌 그에게 이만 군대 지휘권을 줄 리가 있었겠는가?
하지만 대놓고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못했다. 벼락 맞는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으니까.
병영에서 돌아오다 마침 길거리에 있는 임산부를 본 초앙은 그 임산부을 한 번 더 쳐다본 후 훤친왕을 향해 눈을 찡긋해 보였고 훤친왕은 대번에 그의 말뜻을 알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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