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novel

362화. 발목을 잡다

362화. 발목을 잡다

훤친왕은 당시 처리해야 할 군무가 있어서 조앙을 배융부위로 배정해 놓고 일을 보러 갔다.

하지만 초앙은 포기하지 않고 훤친왕의 뒤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며 할아버지한테 배운 사람들이 진저리를 치는 화려한 입담으로 귀찮게 굴었고, 결국 정구품 직위를 주겠다는 훤친왕의 동의를 받아냈다.

하지만 군기(軍機) 막사에 간 초앙은 주둥이가 아니라 실력으로 전공을 세울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는 아직 열일곱 살밖에 안 되었지만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 아버지, 그리고 역대 선조들이 남기신 전략서를 전부 꿰뚫고 있었다.

비록 전쟁터에 나가보진 않았지만, 이론이라면 할아버지도 그의 발끝을 못 따라올 정도로 빠삭하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전략적 문제를 해결해주고 조언해주는 것으로 전공을 세우고 승급과 함께 봉록 인상을 받는 일은 식은 죽 먹기였다. 할아버지의 전략 사상을 이용해 할아버지를 무참하게 짓밟아버리고 인생의 정점에 오를 생각이었다.

그랬다. 초앙은 전략적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조건으로 훤친왕에게 오품 관직을 요구했다.

훤친왕이 병영에 들어왔을 때 정오품으로 시작했으니 훤친왕을 넘어서지 않는 종오품은 괜찮지 않겠냐고 했다.

초앙이 어린 나이에 알아봤자 뭘 얼마나 알겠나 싶어 훤친왕은 당시 별생각 없이 초앙의 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가히 짐작할 수 있었다. 훤친왕의 오판이었다. 초앙은 정말 풀지 못한 문제를 해결해주었다. 초앙의 해결책은 훤친왕도 기꺼이 승복할 정도였고 대장군들도 아낌없이 칭찬할 만한 것이었다.

초앙은 의기양양해하며 훤친왕세자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그 꼴이 어찌나 얄밉던지 훤친왕세자는 패주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 앞에서 한 약속이었으니 지키지 않을 수 없었던 훤친왕은 초앙에게 종오품인 유기장군(游騎將軍) 관직을 주었다. 이는 훤친왕세자보다 일곱 계급이 높은 직위였으므로 훤친왕세자에게 잡심부름을 시켜도 충분한 위치였다.

뭐 이런 손자놈이 다 있나…….

Locked Chapter

Support your favorite authors and translators in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