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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화. 모반(母斑)

296화. 모반(母斑)

그런데 심모가 또 한마디 덧붙였다.

“제가 그렇게 한다고 해도 그동안 쌓인 어마마마와 서방님의 노기를 풀어드리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심모의 말을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던 훤친왕이 심모의 말을 자르며 말했다.

“세자의 독을 해독할 수 있는 방법을 한 자도 빼먹지 말고 적도록 하거라. 조금의 실수도 없어야 한다.”

심모가 가만히 서서 의문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자 훤친왕이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며 말했다.

“모원이는 노왕야께서 제일 총애하고 아낀 손자다. 설령 내 친아들이 아니어도 모원이를 해칠 생각은 없다.”

‘하물며 모원이는 내 아들이지…….’

훤친왕이 속으로 한마디를 덧붙였다.

이렇게 된 이상 훤친왕은 노왕야를 방패 삼아 둘러대는 수밖에 없었다. 세자가 그의 아들이란 걸 어제라도 알았더라면 이렇게까지 당당하게 밝히지 못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당당하게 난리를 치며 죄를 지었으니 어쩐단 말인가!

죄를 지은 상대들이 다들 호락호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훤친왕은 후회가 막급했다.

동제 척왕이 아직 경도에 머물고 있으니 훤친왕은 동제에서 있었던 그때 일을 제대로 갚아줄 생각이었다. 그리고 상산왕비가 당시 이 일을 알고 있었던 것인지, 혹시 공범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만약 이 모든 게 척왕의 계략이었다면 수완이 보통 끔찍한 게 아니었다. 우선은 척왕 쪽에서 알아채지 못하게 조심해야 했다. 도대체 그들이 뭘 하려는 건지 지켜볼 생각이었다. 그때 돼서 그들의 계획을 역이용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세자비의 말처럼 훤친왕비가 십팔 년간 품고 있던 원한과 애증이 어찌 피 몇 통도 없이 해소될 수 있겠는가?

훤친왕세자의 해독 약방문을 쓰라는 훤친왕의 말에 심모는 몇 초간 망설이다 책상으로 가서 붓을 들어 약방문을 써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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