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화. 놀라다
일련의 정황들만 보아도 심모를 노리고 벌인 일이 확실했다. 짐작건대 심모에게 녹두탕을 쏟은 것도 우연이 아니었을 거다. 더러워진 옷을 갈아입으러 마차로 올 것이란 걸 미리 알고 독침을 쏴 말이 놀라 날뛰게 하고, 마차를 동이고 있던 밧줄까지 반쯤 끊어놓은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운 좋게 살아남았다 하더라도 남은 생은 산송장으로 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방금 전 일을 생각하니 심모는 다리가 후들거렸다.
진목이 미간을 구기며 심모에게 물었다.
“진제는 어디 있습니까?”
진제는 심모 아가씨를 전담해서 지키는 중이었다. 그런데 심모 아가씨가 봉변을 당할 때 어디서 뭘 하고 있었다는 말인가. 만약 오늘 공자께서 마차에 탄 사람을 측은하게 생각하지 않으셨다면 심모 아가씨는 잘못됐을 수도 있었다.
훤친왕세자가 노기 띤 눈을 하고 있자 심모가 재빨리 해명에 나섰다.
“진제는 영천사까지 같이 따라왔었어요. 그런데 숭조후세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옥패를 떨어뜨려 제가 줍도록 유인하더니 통하지 않자 나중엔 금괴까지 떨어뜨렸죠. 그런데 그걸 진제가 주워 숭조후세자의 계획을 망쳐 버린 거죠.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겼을까 봐 걱정되네요.”
만약 진제가 곁에 있었다면 절대 그녀를 구해주지 않았을 리가 없었다.
심모가 걱정스러워하자 훤친왕세자는 오히려 걱정도 안 된다는 듯 태연하게 말했다.
“진제는 무술이 뛰어나서 숭조후세자를 이길 수 없다고 해도 목숨 보전하는 데는 문제가 없으니 걱정 말거라. 데려다줄 테니 가자꾸나.”
진목이 휘파람 소리를 내자 저쪽에서 준마 한 마리가 뛰어왔다. 준마가 그들 앞에 섰을 때, 저쪽에서 심모를 찾고 있는 사동의 목소리와 반하의 울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심모가 말했다.
“전 지금 돌아갈 수 없습니다. 세자야께서 호위무사를 시켜 대부인을 감시해주세요. 대부인이 꾸민 짓인지 확인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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