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화 가법으로 추문을 다스리다 (1)
남궁회는 제 체면을 구길 대로 구겨버린 딸을 조금도 가여워하지 않고 싸늘한 목소리로 분부했다.
“외출하지 말고 잠자코 집안에 있으라는 명을 한 귀로 흘리고 감히 가문을 더럽히다니. 내 너를 벌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내 말을 우습게 여기리라. 여봐라, 가법(*家法: 집안의 법도나 규율)대로 하여라.”
“나리, 주아를 살려주세요!”
정 씨의 얼굴이 파리해졌다. 남궁회는 무장 출신이었고, 그가 만든 가법은 온정이라곤 없었다. 평범한 남자도 견딜 수 있을지 모르는데 하물며 주아는 여자였다.
잠자코 있던 남궁 형제도 동요했다. 남궁서는 그래도 침착했지만, 남궁휘는 가만히 있지 못하고 옆에 있는 남궁묵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러자 그녀는 남궁휘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의아한 눈길로 쳐다봤다.
남궁주는 크게 놀라 몸을 웅크린 채 정 씨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아버지, 이러지 마세요. 제발요, 주아가 잘못했어요!”
흔들림 없는 남궁회를 보며 당황한 정 씨는 남궁 형제에게 도움을 청했다.
“큰도련님, 둘째 도련님, 주아를 위해 나리를 설득해 주세요! 여자아이인 주아가 어떻게 견뎌 내겠습니까?”
남궁휘는 눈빛을 반짝이더니 무언가 생각한 듯 고개를 숙였다.
남궁서는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아버지는 분별없는 분이 아니십니다.”
남궁서의 말을 들은 정 씨는 가슴이 서늘해져 남궁주의 팔을 꼭 잡았다. 그는 늘 예의 바르게 자신을 어머니라 불렀다.
하지만 지금 처음으로 의문이 들었다. 남궁서에게 어머니란 도대체 어떤 의미인가? 아무리 남궁회일지라도 그의 눈에서 순간이나마 연민과 동요를 느꼈다. 그런데 남궁서는…….
남궁서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주아가 이리 큰 잘못을 저질렀는데 벌하지 않으면, 어떻게 가풍(家風)이 바로 서겠습니까. 이 일이 알려지면 저희 초국공부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그러자 남궁회가 고개를 끄덕이며 엄숙하게 말했다.
Support your favorite authors and translators in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