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7화. 황위 계승 (1)
소천야가 주비에게 말했다.
“내일부터 짐은 더는 황제가 아니오. 자네는 집안의 모든 재산을 내게 바쳤지만, 나는 아무것도……. 혹시 후회하오?”
주비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그대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주초유가 부친을 봐서라도 그대를 보호해주었을 것이오. 하지만 이제 주씨 가문은 껍데기만 남았으니, 주초유가 그대를 매우 증오하겠지. 앞으로…… 짐이 그대를 보호하지 못할 수도 있네.”
소천야는 연왕이 자신에게 친왕이나 군왕 작위를 주리라 예상했다. 하지만 친왕이고 군왕이고, 그 세력이 어찌 새로운 황자와 비교되겠는가? 황자비가 될 주초유가 주비를 괴롭히는 건 식은 죽 먹기다.
주비가 개의치 않는 듯 미소를 지었다.
“반평생 동안 처음으로 제 뜻대로 행한 일을 어찌 후회하겠습니까? 설령 그런 날이 온다고 하더라도, 제 자식만 보호해주시면 저는 그걸로 여한이 없습니다.”
조정이 무너지기 직전 주비가 그런 과감한 선택을 한 걸 보면, 주비는 이미 자신의 말로가 좋지 않으리라 예상한 것이다. 주비는 주초유가 주씨 가문과 자신, 자신의 아들을 이용해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만큼은 절대 참을 수 없었다. 또한, 여생을 주초유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비굴하게 사는 건 더더욱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이미 반평생을 참고 산 것으로 족했다!
소천야가 미소 짓는 주비를 보며 한숨을 쉬었더니, 그녀의 옆에 다가와 앉았다.
“짐이 매우 한심하지?”
소천야는 태후에게도 황후에게도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없었지만,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주비가 당황하여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폐하는…… 그저 맞지 않을 뿐입니다.”
소천야는 태평한 부잣집 도련님도 아니고, 향락에 중독된 군자도 아니다. 소천야도 더 잘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황제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모두 각기 다른 능력을 지니고 태어난다. 황실 가문에서 태어난다고 모두가 나라를 잘 다스리는 법은 아니다.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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