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6화. 연왕 원비 (2)
소천위는 전혀 생각지 못한 질문에 순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일이 이렇게 많은데 갑자기 궁을 나가신다고?’
“어차피 몸이 좋지 않으니, 나는 일을 할 수도 없다…….”
연왕부는 황궁과 가까운 곳에 있지만, 매일 이렇게 궁에서 일을 처리하는 것도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연왕은 소천위를 보며 답답한 마음에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소천위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서 하려던 말을 삼켰다. 연왕이 황궁에서 나가고 싶은 건, 소천야 때문이라기보다 후궁에 있는 소천야의 비와 선황의 태비, 선태자의 처와 첩 때문이다.
연왕부는 소천야에 의해 봉쇄되어 방치된 상황이다. 연왕은 세 형제 중 적어도 한 명은 미리 연왕부를 정리해놓았을 줄 알았지만, 그 누구도 미처 이 점을 생각하지 못했다.
연왕이 한숨을 보며 남궁묵을 바라봤다.
“너희는 어디에서 지낼 것이냐?”
남궁묵이 웃으며 대답했다.
“일단 천일각 뒤에 있는 저택에서 지낼 것입니다.”
천일각이 좁은 편은 아니지만, 연왕 가족까지 머물기에는 무리였다. 결국 연왕은 임시 거처가 필요했다.
“당장 연왕부와 장평 공주부를 청소해 놓거라.”
“네, 부왕.”
소천치, 소천위가 서둘러 대답을 하자 그나마 연왕의 표정이 조금 온화해졌다.
“남궁서가 말하길 소천야가 깨어났다고 하는구나.”
소천야는 종묘에서 나온 후, 위군맥에게 한 대 맞은 뒤 정신을 잃었다. 연왕은 곧장 소천위를 침실로 옮기고 태의를 불러주었다. 연왕 나름대로 황제에 대한 예의를 갖춘 것이다.
위군맥이 눈썹을 올리자, 연왕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소천야의 얼굴에 흉터가 남았다.”
속된 말로 소천야 얼굴이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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