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3화. 협력 (2)
주초유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내가 직접 아버지께 서신을 써야겠다. 소천야는 이미 끝났다. 아버지가 끝까지 자신의 여식과 손자를 지키려 하면, 아마 주씨 집안도 함께 끌어내려질 것이다. 연왕은 소천야와 다르다는 걸 아버지도 아셔야 한다.”
우유부단한 소천야는 정말 사지에 몰리지 않는 이상은 세가와 싸우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연왕은 다르다. 연왕은 반역자는 무조건 죽인다는 신조를 지닌 사람이다. 그 반역자가 세가든, 귀족이든, 대학자든 절대 봐주지 않는다.
죽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주씨 집안이 먼저 용기 내어 연왕부에 연왕의 편에 서면, 이 또한 큰 공으로 인정받을 겁니다. 그럼, 연왕께서도 주씨 가문과 아가씨를 더욱 중시할 겁니다.”
주초유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연왕과 연왕비가 주초유를 좋아할까? 아무래도 상관없다. 시간이 지나면, 그들도 주초유야말로 연왕부에게 도움이 되는 며느리임을 깨닫게 될 테니까. 생사도 잘 모르는 진 씨와 아무것도 못 하는 손연에 비하면, 주초유야 말로 황가에 걸맞은 며느리이다.
이때, 창밖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초유, 오랜만이네. 기분이 좋아 보이는데?”
주초유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니 궁어신이 창밖에서 음침한 눈빛으로 주초유를 바라보고 있었다.
“당신!”
주초유가 화들짝 놀라 서둘러 그를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그러자 궁어신과 검은 옷을 입은 사내 한 명이 안으로 들어왔다.
주초유가 창백해진 얼굴로 말했다.
“간도 큽니다! 이러다 누가 보기라도 하면 우리 둘 다 끝이라고요!”
궁어신이 느긋하게 의자에 기대어 웃었다.
“염려 말아라. 바쁘신 위군맥은 이미 운도를 떠나고 없으니. 너를 감시할 사람이 없다.”
“뭐 하러 왔습니까? 영주에서 위군맥에게 당해 무공을 못 쓰게 된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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