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9화. 세상에 공짜는 없다
“사부! 사숙!”
취화산 중턱에 새로 지은 작은 저택에 들어가니, 전형적인 초야 어르신이 울상을 하고 쭈그리고 앉아 한 사내의 말을 듣고 있었다.
신선 같은 풍채를 지닌 사내는 마흔이 채 되지 않아 보이는 중년 사내였다. 그런데 노인의 표정을 보아하니 마치 사람의 말을 듣는 게 아니라 경전을 듣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노인은 남궁묵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눈에 불이 번쩍 켜진 채 달려 나갔다.
“아이고, 드디어 돌아왔구나!”
‘어서 와서 이 사부 좀 구해주거라! 사부가 아주 지겨워 죽겠다!’
남궁묵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작은 체구의 노인을 보며 웃었다. 너무나 익숙한 모습이었다. 노인이 남궁묵 바로 앞에 다가오자, 그녀가 손을 뻗어 노인을 부축했다. 이들 네 명 중 무공이 가장 낮은 노인은 하는 수 없이 그녀를 안는 걸 포기했다.
남궁묵이 한숨을 쉬며 물었다.
“사부, 또 무슨 잘못을 하신 거예요?”
그 말에 노인이 기분이 상했다는 듯 대답했다.
“또 무슨 잘못을 했냐니?”
뒤에서 천천히 걸어오던 중년 사내가 비웃듯 말했다.
“설마 그럼 제가 뭘 잘못했겠습니까?”
“나는 네 사형이다!”
노인이 버럭 화를 냈다. 사제가 사형보다 기세가 더 등등하다니? 하지만 사제가 힐끗 눈치를 주니, 노인은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래, 세상에는 이런 사형과 사제도 있었다. 윗사람을 공경하는 건 남의 집 이야기였다.
“사숙, 고정하세요. 사부가 사숙의 술이라도 훔쳐 마신 거예요?”
사부의 유일한 취미라고는 오직 술밖에 없었다. 하지만 젊었을 적 술에 취해 실수하기도 했고, 이제는 나이가 들어 몸에 해로운 탓에 세 사람은 그가 술을 마시지 못하도록 관리했다. 그러나 노인은 마치 아기처럼 못하게 할수록 더 하고 싶어 했다. 그 때문에 술 문제로 사부와 시끄러운 일이 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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