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7화 연왕 세자 (2)
근도는 이제는 주초유에게 감정이 남아 있지는 않지만, 남궁묵이 미운 건 어쩔 수 없었다. 근도는 남궁묵처럼 여인이 너무 똑똑해도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위군맥 같은 사내가 왜 하필 남궁묵에게 빠진 걸까?
그때 멀리서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이 멈춰서 살펴보니 몇 마리 말이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빠르게 그들을 스쳐 지나갔다.
남궁묵이 몸에 붙은 먼지를 털어내며 말했다.
“무슨 급한 전보가 있는 건 아니겠지?”
금릉 성에서는 관원, 귀족, 백성 할 것 없이 길에서 말을 타고 달리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길에서 말을 타고 달리는 게 허락된 건 위급한 군사 정보를 전달하는 파발꾼에게만 유일하게 허용되는 법도였다.
근도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역시 금릉의 귀족들은 보통 비범한 사람들이 아니군요.”
남궁묵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금릉의 귀족이 아닐 수도 있지요. 요 며칠 각지의 번왕 세자들도 속속 도착했을 테니 말입니다.”
“번왕 세자? 소천야가 군왕일 땐 그들을 상대조차 못 하지 않았소?”
근도의 질문에 남궁묵이 웃으며 대답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지요. 그가 군왕일 때는 형제들에게 약점이 잡힐까 봐 두려워했지만 지금은 번왕 세자, 아니 번왕들이 소천야를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만약 소천야가 이들을 잘만 배치하면 나중에 소천야가 위험에 빠졌을 때 크게 쓸모 있을 겁니다.”
만일 군대를 장악하고 있는 연왕이 소천야를 약한 상대로 의식한다면, 앞으로 소천야는 꽤 골머리를 앓을 것이다.
“뭐. 그건 우리와 상관없으니 어서 돌아갑시다.”
* * *
연왕부에 돌아와 보니 금릉에 돌아온 건 방금 마주친 그들만이 아니었다. 연왕 세자와 공자 두 명도 이미 도착한 뒤였다.
제왕 세자는 산세가 험하고 길이 먼 탓에 하루 이틀 후에나 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던 장평 공주가 남궁묵이 돌아온 것을 보고는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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