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화 사기꾼 책사 (2)
대화가 끝난 뒤 소천야는 어두운 얼굴로 주초유와 함께 자리를 떴다. 본래 소천야와 함께하기로 한 궁어신은 그를 따라가지 못했다.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책사인 궁어신이 이곳에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궁어신은 의자에 기대어 거들먹거리며 말했다.
“소천야의 체면을 이렇게 떨어트리다니…… 무하는 그가 황제가 된 후가 두렵지 않나?”
남궁묵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궁 각주는 그가 황제가 될 것이라고 그렇게 확신합니까?”
궁어신이 웃으며 대답했다.
“안 될 것 있나?”
남궁묵이 물었다.
“만약 그리 확신한다면 궁 각주는 이곳에서 지금 무얼 하는 겁니까?”
만일 소천야가 황제가 되리라 이토록 확신했다면, 궁어신은 이곳에서 노닥거릴 게 아니라 소천야를 따라가 책사 역할을 하는 게 정상이었다. 그러자 궁어신이 웃으며 남궁묵에게 대답했다.
“나는 강호인이지.”
궁어신의 말을 들은 남궁묵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신기하네요. 나도 나름 강호 출신인데, 인생이란 한 치 앞도 모르는 것 아닙니까? 지금부터 미래를 걱정하면 인생이 너무 무료할 겁니다.”
남궁묵은 소천야가 황제가 될 미래를 위해 비위를 맞춰줄 인내심이 없었다. 게다가 황제에 오를 만한 사람이 한둘도 아닌데, 남궁묵은 모든 황손에게 아첨을 할 만한 사람도 아니었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일수록 사사로운 관계를 위해 경거망동하지 않았다. 남궁묵이 능력이 있는 한, 소천야가 그녀에게 원한이 있다 해도 그녀의 손가락 하나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
반대로 능력이 없다면 남궁묵이 소천야에게 갖은 아첨을 떤다 해도 그녀를 하찮게 볼 것이다. 아첨이란 남궁묵의 사전에는 없는 단어였다. 남궁묵이 궁어신을 보며 담담히 말했다.
“궁 각주, 그러지 말고 이리 와 월군왕이 무엇 하러 이곳에 왔는지나 말하는 건 어떻습니까. 내가 그 수를 미리 알면 나중에 폐하의 앞에서 둘이 얼굴 붉히지 않아도 될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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