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화 불운의 전주곡 (2)
시녀는 마치 완욱지가 화가 난 걸 느끼지 못했다는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완욱지는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그렇게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완욱지는 석옥헌 밖에서 들어갈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 오가는 진가의 하인들도 그를 투명인간 취급하며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간 진부에서 이런 취급을 받아본 적이 없던 완욱지의 얼굴이 더더욱 어두워졌다.
일각이 지난 후, 드디어 석옥헌에서 누군가가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재빨리 몸을 일으킨 완욱지의 눈에 보이는 건 진서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남궁묵이이었다.
진서는 몸이 약해 오랫동안 석옥헌 밖으로 나온 적이 없었다. 진가의 가주와 부인이 그녀를 보러 왔을 때도 그녀가 배웅하지 않도록 했었다. 그런 진서가 직접 나와 남궁묵을 배웅하는 걸 보니, 두 사람이 적잖이 죽이 잘 맞는 것 같았다.
완욱지는 어두워진 얼굴로 재빨리 다가갔다.
“서아.”
진서는 서서히 얼굴의 미소를 지우고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욱지, 어째서 여기 있는 겁니까?”
완욱지는 남궁묵을 한 번 보고는 진서를 응시하며 말했다.
“서아, 왜 나를 만나주지 않는 것이오?”
진서가 눈살을 찌푸리고는 말했다.
“군주께서 오셨는데, 내가 어찌 군주는 내팽개치고 욱지를 만나러 갑니까? 시녀가 말해주지 않았습니까?”
문 앞을 지키던 시녀가 살짝 허리를 숙이더니 공손히 말했다.
“저는 원 공자께 아가씨께서 귀한 손님을 만나고 계시는 중이라 만나기 어렵다 말씀을 드렸습니다.”
진서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그럼 우선 돌아가 있지, 문 앞을 지키고 있다니요. 이건 정말…… 격에 맞지 않는 일 아닙니까!”
완욱지도 문 앞을 지키고 서있는 꼴이 보기 좋지 않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지금 그에게 가장 중요한 패가 진서인 만큼, 꽉 쥐고 놓칠 수 없었다. 옆에 있는 남궁묵을 흘끗 보는 완욱지의 눈에는 경계와 적의가 가득했다.
“군주께서 어찌 여기 계시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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