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화 너무 깊은 황가의 물 (2)
“황조부의 가르침, 새겨듣겠습니다.”
소천야는 고개를 숙이고 공손히 황제의 말을 들었다.
황제가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너를 가르치려는 게 아니다. 황장손으로서 검소한 건 나쁘지 않지만, 너무 지나쳐도 안 된다는 것이다. 누려야 할 걸 누리지 않는다면 훗날 후회할 것이다.”
소천야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속으로는 망설였다. 사실 황제의 가르침은 평소 스승들의 가르침과 모순되기 때문이다. 소천야는 순간 황제의 뜻이 무엇인지 읽어낼 수 없었다. 만약 황제가 그의 생각을 알았다면 너무 복잡하게 생각한다며 크게 웃었을 것이다. 황제는 그저 조부로서 자신을 너무 몰아붙이지 말라고 하고 싶을 뿐이었다. 다만 애석하게도 황제라는 신분 때문에 의미 없이 한 말도 여러 추측을 자아냈다.
오늘은 소천야와 함께할 생각이 없는지, 황제는 몇 마디를 나누고는 소천야에게 볼일을 보러 가라 했다. 소천야는 그러기 싫은 눈치였지만, 황제가 말한 이상 떠나지 않을 수 없었다.
소천야가 떠나자 훈훈하던 방 안의 분위기가 점차 가라앉았다. 황제의 곁에 있는 환관들은 고개를 숙인 채 입을 열 수도, 황제를 쳐다볼 수도 없었다. 오직 남궁묵과 위군맥만이 평소와 다름없는 얼굴이었다.
위군맥은 담담히 남궁묵에게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을 밀어주었다. 남궁묵은 고개를 들어 위군맥을 향해 살며시 웃어 보이고는 편히 식사를 이어갔다. 황제와 자주 식사를 한다는 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일 테지만, 당사자만이 알 수 있는 고초도 있었다. 보통 황제와 함께 식사하며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사람은 드물었다.
남궁묵은 그런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매번 식사할 때마다 주변에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고, 모든 음식을 한 번씩은 맛봐야 해서 한 음식마다 세 젓가락 이상을 먹을 수 없는 황제가 참 슬플 것 같긴 했다. 황제가 되면 다른 사람이 먹다 남은 음식까지 먹어야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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