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5화. 연적 (3)
“아가씨!”
장로는 진즉에 천북야와 고약운의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걸 알아차렸기에, 조금 전 모용청에게 전송반까지 건네며 떠나라고 종용했다.
그런데 아가씨가 이렇게까지 말을 안 듣고 경솔하게 굴 줄이야.
장로는 허겁지겁 달려가 모용청을 구하려고 했으나 때는 이미 늦고 말았다.
콰아앙!
천북야에게서 퍼져나온 강한 힘이 예리한 검처럼 모용청의 몸을 공격했다.
그 충격으로 그녀는 화살처럼 빠르게 휙 날아가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커억! 컥!”
공격에 피를 토한 모용청이 창백한 안색으로 몸을 일으켜 세웠다. 순간 가슴에서 선득한 기운이 느껴지자, 그녀는 서둘러 가슴께를 더듬었다. 놀랍게도 할아버지가 주신 호갑(护甲)이 부서져 있었다.
‘이 호갑만 입으면 그 어떤 공격이라도 다 막아낼 수 있다고 하셨는데…….’
그토록 단단한 호갑이 천북야의 공격 한 번에 부서지고야 말았다. 부서진 호갑 조각을 꺼내 바닥에 던진 모용청의 고운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
이 호갑이라도 없었으면 그녀는 조금 전 천북야의 일격을 맞고서 숨을 거뒀을 것이다.
‘천북야가 정말로 날 죽이고 싶어 하는 건가?’
이내 모용청이 천북야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나처럼 신분 높은 여인도 거절하다니……. 천북야, 나중에라도 당신은 꼭 후회하게 될 거야!”
이때 장로가 고개를 돌려 모용청을 향해 소리쳤다.
“아가씨, 얼른 이곳을 떠나세요!”
장검을 치켜든 그가 천북야를 향해 맹렬히 돌진했다.
그러나 천북야에게 다가서는 순간, 장로는 서늘한 기운이 자신의 몸을 감싸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천북야는 단숨에 한 손으로 장로의 머리를 잡아채더니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내가 없는 사이에 감히 내 여인을 해치려 해? 이 이유만으로도 모용세가를 멸문시킬 명분이 차고 넘치는군.”
퍽!
천북야가 손에 살짝 힘을 싣자, 장로의 머리는 소리를 내며 터져나갔다.
붉은 핏방울이 사방에 번져 온 주위를 붉게 물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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