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5화. 제일성에서 온 사람 (2)
구불구불한 숲속 오솔길을 걷던 제일성 강자들이 잠시 쉬려는 듯 발걸음을 멈추었다. 이내 그중 한 명이 불평하듯 입을 열었다.
“대인, 이대로 떠나는 겁니까? 저 여인을 데려가지 않으면 분명 가주께서…….”
청삼을 입은 사내가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
“고천이 곁에 있다면, 우린 절대 그 여인을 잡을 수 없다. 하지만 고천도 날마다 곁에서 그 여인을 지켜줄 수는 없겠지. 그 여인이 혼자 있을 때 잡으면 그만이다.”
“나쁘지 않은 생각이군. 하지만 그럴 기회는 없을 것이다.”
갑자기 냉혹한 목소리가 허공에서 들려오자, 청삼을 입은 사내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누구냐!”
청삼을 입은 사내가 고개를 쳐들고 매섭게 소리쳤다.
“감히 누가 본 대인을 미행하느냐?”
말이 떨어지자마자 강력한 기세가 떨쳐 나와, 주위의 모든 나무가 부러졌다. 이후 엉망진창이 된 숲에서 천천히 한 사람이 걸어나왔다.
눈앞에 나타난 은발 사내를 보고, 청삼 사내는 걱정했던 마음을 내려놓으며 냉소를 터뜨렸다.
“고천인 줄 알았는데, 네놈이로군. 네놈 하나 상대하는 것쯤이야 쉬운 일이지. 모두 저놈을 죽여라!”
명령이 떨어지자 수많은 강자가 하늘로 날아올라 숲속에서 나타난 천북야를 향해 공격을 개시했다.
무제 강자의 힘이 얼마나 강하던가.
무제 한 명이면 성 하나를 무너뜨릴 수 있다. 더군다나 이곳에는 수십 명의 무제 강자가 있었다. 이정도 인원이라면 나라 몇 개를 평정하기에 충분할 정도다. 그 때문에 청삼 사내는 저 은발 사내가 절대로 제일성 강자들의 상대가 될 수 없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수많은 강자의 위협 속에서도 천북야는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붉은 옷을 입은 그는 지옥에 핀 붉은 꽃인 듯, 광풍 속에서 위험한 기운을 내뿜었다.
“난 너희 제일성이 대륙의 모든 이를 없애려 한다 해도 상관하지 않는다. 하지만 운이에게 손을 대는 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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