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화. 고약운이 나서다
“저 계집은 쓸모가 없네.”
멀지 않은 곳에서 흰옷을 입고 있는 시운이 연무대를 차갑게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그녀는 옥처럼 하얀 자신의 피부를 쓰다듬으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만 의문을 지게 둘 순 없지.”
그녀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부정행위를 하면 고약운과 천북야가 알아차리니, 이번엔 너에게 의지하겠다.”
쿵!
사나운 힘 한 줄기가 순간 시운의 몸에서 뿜어져 나와 연무대 위에 있는 동방청운에게로 향했다. 이때 다른 이들은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그중 누구도 이 광경을 발견하지 못했다.
“운아! 조심해!”
천북야는 무언가를 알아차린 듯 손을 들어 제 쪽으로 고약운을 끌어당겼다. 피에 물든 듯 붉은 두 눈에서 공포스러운 기운이 드러나더니, 온몸에서 포악스러운 분위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곧이어 밀려드는 광풍 속에서 천북야의 은빛 머리칼이 미친 듯이 흩날렸다. 음험한 그의 모습에서 순식간에 살기가 감돌았다.
“북야?”
고약운은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렸다. 순간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강력한 힘이 연무대 전체에 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은 동방청운의 몸에서 불꽃이 터지며 곳곳에 상처가 생기는 것을 보았다.
백향천은 마침내 긴장을 풀고 입을 열었다.
“경령의 마지막 공격이 꽤나 맹렬하군. 동방세가는 분명 질 걸세.”
그 말에 천계존자가 얼굴을 살짝 찡그리더니 매서운 눈으로 사방을 살폈다.
“의문이 부정행위를 했네.”
이건 경령의 힘이 아니라 확실히 외부인의 힘이었다. 그런데 천계존자가 힘의 근원을 찾으려 하자 그 힘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백향천이 냉소를 지었다.
“천계존자, 많은 이들이 동방청운이 경령에게 지는 걸 봤네. 동방세가를 편들어주고 싶어서 그런 말을 하는 건가? 의문이 부정행위를 했다면 그 증거를 대게.”
백향천 역시 그 힘을 느꼈으나, 내기를 한 상황이니 절대 인정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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