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화. 고개를 돌리면 미련이 남을까 봐
아이들이 떠나자, 집안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여름이 막 시작된 지금, 하늘은 주황색에서 점점 보랏빛으로 물들고 있었고, 조용한 정원은 마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했다.
“기분이 안 좋아?”
유옥생이 먼저 수아의 손을 잡으며 그의 눈을 바라봤다.
“나 쟤들 무시하면 안 돼?”
“그럼 내가 애들 공부시킬게. 그럼 나는 아마 바빠서 정신이 하나도 없겠지.”
유옥생이 아프지도 않은 목을 주무르며 말하자, 수아가 조용히 한숨을 내뱉었다. 타협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수아는 손가락으로 그녀의 코끝을 톡톡 치며 말했다.
“생생아, 지금 나 괴롭히는 거지?”
“무슨.”
유옥생도 행화촌 사람인지라 수아의 하소연 정도에 마음이 약해질 리 없었다.
수아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마치 붉게 물들고 있는 노을처럼 말이다. 슬픔이 짙게 깔려있던 수아의 눈동자는 어느새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나를 괴롭힌다고 해도 괜찮아.”
* * *
그날 저녁, 유옥생은 목욕을 한 뒤 수아의 손을 잡고 서쪽 사랑채로 향했다. 그녀는 7살이 된 후, 수아에게 따로 방을 쓰라고 했다. 수아의 엄청난 반항을 예상했지만, 의외로 그는 그녀를 한참이나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로 두 사람은 각자 떨어져서 자게 되었고, 이로써 가족들도 한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
“약을 두 달 정도 발랐더니, 울퉁불퉁한 얼굴 흉터도 이제 좀 평평해졌네. 색깔도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고.”
유옥생이 수아를 침상 맡에 앉힌 뒤, 능수능란하게 약과 솜을 꺼내 그의 얼굴에 발라주었다.
“이게 마지막 병이야. 이제 피부 바깥쪽 딱지가 떨어지면 완전히 회복될 거야.”
약 한 병이면 대략 한 달 동안 쓸 수 있었다. 그녀가 이번에 만든 약은 이전보다 농도가 더 진했고 효과도 그만큼 좋아서, 수아의 흉터는 빠르게 회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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