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0화. 또 날 무시한 거지?
화살이 이제 막 활을 떠나려던 그때, 설청련의 눈빛이 순간 어두워졌다.
슉-
그 순간, 광장 전체에 적막이 흘렀다.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화살이 과녁에 꽂히기까지 한순간도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때, 푹- 하는 가벼운 소리가 주변으로 울려 퍼졌다. 화살은 어느새 과녁 중심을 뚫고도 한참을 날아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의 어깨 힘은 천류보다 절대 뒤떨어지지 않았다!
주변에는 적막이 흘렀다.
“와! 대단하다! 설홍련, 진짜 대단해!”
천의가 가장 먼저 적막을 깨고 소리쳤다. 그녀는 반달눈을 하고 잔뜩 흥분한 채 손뼉을 치며 제자리에서 팔짝 뛰었다.
그녀의 환호성 후, 사람들의 칭찬 소리가 가득 울려 퍼졌다. 설청련이 아무리 외지인이라 하더라도, 그의 대단한 실력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환호성이 터져 나왔던 것이다.
천류가 천천히 제자리로 돌아오는 사내를 하찮은 듯한 눈으로 바라봤다.
“아직 두 경기나 남았으니 이긴 건 아니다. 기뻐하긴 아직 일러.”
“그건 내가 네놈에게 할 말이다.”
사내가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향해 말했다.
천류는 조금 전과 왠지 모르게 다른 듯한 사내의 모습에 미간을 찌푸렸지만, 또 정확히 어디가 달라진 건지 설명할 수가 없었다.
‘분명 똑같은 사람인데 왜 분위기가 전혀 다른 것 같지? 아까는 자유롭고 허세도 있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살기까지 느껴지네. 사람 같은 모습이라고는 하나도 안 느껴져.’
공터 끝쪽에 있던 천의가 갑자기 싸늘해진 사내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다리에 힘이 풀렸다.
‘왜 갑자기 얼음장으로 돌아온 거지? 아니 저렇게 시도 때도 없이 변하면 어쩌자는 거야. 그나마 마을 사람들이 그를 처음 봐서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바로 괴물 보듯 했을걸?’
한편, 마찬가지로 설청련을 줄곧 주시하던 천석은 눈이 점점 반짝였다. 갑자기 그에게서 느껴지는 위험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그녀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Support your favorite authors and translators in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