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7화. 어젯밤 아무도 성공을 못 했어
풍청백이 유옥생을 데리고 사라지자, 풀더미 뒤에 숨어있던 석섬유와 유모추는 그제야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서로 눈을 마주친 두 사람은 침을 꼴딱 삼킨 뒤, 다시 조용히 신방으로 향했다.
잠시 후, 두 사람은 마찬가지로 반대쪽에서 조용히 다가오던 사람들과 정면으로 마주치고 말았다. 원래 전만금과 소리를 엿들을 생각에 잔뜩 신이 났던 유지추는 맞은편에 있는 유모추를 발견하자마자 낯빛이 어두워졌다.
그때, 방 안에서 다시 격정적인 숨소리와 신음이 울려 퍼졌다.
유지추는 나지막이 욕 한마디를 내뱉고는 나무처럼 뻣뻣하게 굳어버린 유모추의 어깨를 잡고 끌고 나갔다.
유모추는 당황한 나머지 반항 한 번 하지 못했다.
‘여기서 이렇게 딱 걸리다니. 이것보다 더 창피한 일이 어디 있냐고! 지추 오라버니가 나를 얼마나 방탕한 아이로 보겠어? 아, 진짜 죽고 싶다!’
한 쌍씩 자리를 뜨자, 그곳에서는 석섬유와 전만금만 남아 멀뚱히 서로를 바라볼 뿐이었다. 방에서 들려오는 자극적인 소리에 두 사람은 금세 얼굴이 빨개져서는 어쩔 줄을 몰랐다.
“어때요?”
그때, 석섬유가 갑자기 그의 귀에 속삭였다.
“뭐……, 뭐가 어때요입니까?”
전만금이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석섬유가 갑자기 그의 중요 부위에 손을 가져다 댔다.
“염병! 손 떼요! 떼라고! 무슨 여자가 이럽니까!”
전만금이 펄쩍 뛰며 자신도 모르게 소리치자, 순간 방 안에서도 인기척이 멈추었다.
이내 방에서 암기가 날아들었고, 석섬유는 놀라 힘이 빠진 전만금을 업고 담벼락을 넘었다.
주변이 조용해지자 방 안의 두 사람은 다시 일을 시작했다.
‘내가 이 나이에 어렵사리 첫날밤을 맞이했는데 어떤 양심 없는 놈이 방해를 해?! 잡히기만 해봐!’
“그만. 밖에 사람이 있는 것…….”
“이 밤은 짧아. 일단 계속하고, 내가 나중에 다 찾아서 손볼게!”
위람의 말이 끝나는 동시에 방 안의 등불이 다시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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