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3화. 귀염둥이도 못 시켜준다고요
“……그래도 예전보다 확실히 피부가 부드럽긴 하지?”
유옥생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확실히 털을 제거한 뒤 만져보니 예전보다 피부가 매끄러웠다.
“예전이랑 똑같아.”
풍청백이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똑같다고? 그럼 내가 뭐 하러 그 고생을 했는데? 나는 얼굴 살갗이 다 뜯겨 나가는 줄 알…….”
유옥생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입구에서 누군가의 호통이 들려왔다.
“그만하렴! 제모 한 번 한 거 가지고 뭘 그렇게 어리광을 부리니. 치장하기 좋아하는 아가씨들은 일 년에 한두 번씩 제모한다고!”
진수란이 밖에서 쟁반 하나를 들고 들어왔다. 그녀 뒤로 두견과 유 노부인도 따라 들어왔다.
세 사람이 위풍당당하게 줄지어 들어오자, 유옥생은 겁을 먹고 바로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할머니, 어머니, 숙모. 또 왜 그러시는데요?”
풍청백이 곧장 유옥생의 앞을 가로막았다.
“할머님, 장모님, 숙모님. 혼인까지 며칠 남지도 않았으니 이제 그만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러지 마시고 밖에 세가들이 보낸 선물이나 좀 정리해주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혼례까지 며칠 안 남았어. 식 올리기 일주일 내에 신랑과 신부가 만나면 안 되는 것도 몰라? 수아야, 식 올리는 날까지 이제 오지 말거라.”
뒤늦게 들어온 유 노부인이 풍청백을 밖으로 내쫓으며 말했다.
“…….”
한 쌍의 신혼부부는 제 발을 찍고 말았다. 특히 유옥생은 진수란이 가져온 쟁반 위에 있는 밀랍을 발견하고는 몸을 덜덜 떨며, 풍청백의 옷을 붙잡고 늘어졌다.
“저 진짜 그만 꾸며도 된다니까요! 풍청백이 괜찮대요! 할 일 없으면 가서 저 선물들 좀 정리하세요. 아니면 제 혼수 좀 정리해주시거나요. 그것도 싫으시면 제 창고라도……!”
“됐어, 그만하렴. 밖의 일은 우리가 다 알아서 할 거니까 걱정 붙들어 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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