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8화. 다섯째 아가씨가 돌아왔다!
섣달그믐만 지나면 새해가 되었다. 날이 새기도 전에 행화촌 곳곳에는 폭죽 소리와 연기가 가득했다. 이날은 아이들이 가장 먼저 일어나 새 옷을 입고 만나 깔깔거리며, 이웃집을 돌면서 세뱃돈과 간식 등을 받았다. 집에 돌아갈 때 아이들의 주머니는 빵빵하게 부풀어 있었다.
유옥생은 아이들이 집에 방문해 떠들썩해진 분위기를 가장 좋아했다. 특히나 올해는 유가네도 새 생명이 태어나 예년보다 더욱 화기애애하고 웃음소리도 더 많이 들렸다.
증손주가 태어나면서 찬밥신세가 된 유가네 3대들은 하는 수 없이 자기들끼리 모여 놀 수밖에 없었다.
유지추가 한숨을 쉬었다.
“어유, 올해부터 세뱃돈은 주기만 하고 들어오는 건 없겠네.”
“넌 나이가 몇인데 온종일 세뱃돈 타령이냐?”
옆에서 증손주와 놀아주던 유 노부인이 한마디 했다.
“일 년 내내 바쁘게 살다가 오늘 딱 하루 세뱃돈 받는 게 낙이란 말이에요. 게다가 저는 가정을 이룬 것도 아니니까 아직 애라고요.”
그러자 두견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애긴 하지. 소보다도 더 우람한 애.”
“…….”
유모추와 나란히 앉아있던 유옥생이 입을 가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잠시 후, 유지추가 유모추에게 물었다.
“넌 올해 세뱃돈 꽤 많이 받았지?”
“여덟 분한테 받았어요.”
유모추가 호주머니에 들어있는 봉투를 만지작거리며 헤벌쭉 웃었다. 노부부, 유대림, 유이림 부부 외에 유지하 부부도 유모추가 이곳에서 보내는 첫 새해라며 각자 세뱃돈 봉투를 주었다.
머릿속에 그들이 떠올라 마음이 따뜻해진 유모추가 유옥생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귀염둥이야, 너는 얼마나 받았어?”
“나도 너랑 같아. 하지만 나간 돈이 더 많아.”
유옥생이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는 각 마을의 촌장과 양조장 일꾼들까지 수백 명에게 세뱃돈을 주었다.
“양조장 주인인 네가 세뱃돈을 주면 일꾼들은 귀속감도 생기고, 너에 대한 감정도 더 좋아지겠지. 그럼 양조장도 앞으로 더 잘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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