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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화. 감사해요

378화. 감사해요

그 시각, 마을에는 입구를 지키는 사내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방으로 돌아간 후였다.

대청 입구에 도착한 뒤, 못생긴 소녀는 곧장 들어가지 않고 구석에 숨어 잠시 숨을 골랐다.

대청에서 한껏 술에 취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자, 소녀는 걸음을 늦추고 그들의 대화에 유심히 귀를 기울였다.

“……형님, 지부 대인의 가족인 노인네들을 이렇게 납치하면, 혹시 관아에서 우리를 찾아내지는 않을까요?”

“못 찾는다. 관아 놈들이 도성 안만 수색하지 여기까지 어찌 와? 게다가 저 노인네들이 제 발로 성을 걸어 나온 거지 우리가 데려온 건 아니잖아? 관아 놈들이 성 밖을 수색하기 시작할 때면 아마 우리는 진작에 멀리 도망간 후겠지!”

“정말 그들이 내일 돈을 가지고 올까요? 이번 일은 관아와 완전히 등지는 일이라서 일단 발각되면 목숨이 위험할 겁니다. 그러니 돈을 손에 넣기 전까지는 신중해야 합니다.”

“걱정하지 말아라. 내일 오시에 돈을 가져온다고 했으니, 아마 허튼짓은 못 할 거다. 약조한 시간이 지나서도 오지 않으면 우리도 그냥 저 노인네들을 태워죽이면 그만이야. 그럼 관아에서도 우리를 잡을 증거를 찾지 못하겠지.”

“그럼 저희는 형님만…….”

그러다 갑자기 사내가 말을 끊고 소리쳤다.

“어느 놈이 자꾸 밖에서 돌아다니는 거야! 나와!”

그러자 어두운 구석에서 누군가 나와 공포에 질린 얼굴로 무릎을 꿇었다.

“둘째 어르신, 저…… 정리를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방해될 줄은 몰랐습니다. 사…… 살려 주십시오!”

“아직 파하지도 않았는데 정리는 무슨 정리야. 당장 꺼져!”

구석에 숨어있던 사람이 주방에서도 제일 소심하면서도 못생긴 소녀라는 걸 확인한 사내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네. 당장 가겠습니다!”

그녀가 일어나 헐레벌떡 도망가자 뒤에서 사내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염병! 겁도 많네. 좀만 더 소리치면 오줌도 지리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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