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9화. 입안에 품은 진주
유 태비가 핏줄이 다 터진 눈으로 소란스러운 장내에서 유옥생의 손을 잡고 태연히 서 있는 풍청백을 바라보더니, 새어나가는 목소리로 또박또박 말했다.
“풍, 청, 백!”
그녀는 말을 할 때마다 목에서 엄청난 고통이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미친 듯이 끓어오르는 분노와 증오심을 억누를 수 없었다!
‘감히 사람들 앞에서 나를 죽이려고 하다니! 내가 궁령을 안 불렀으면 난 이미 죽은 목숨이었을 거야! 진짜 죽었을 거라고!’
연회장에는 여전히 비명이 가득했고, 혼비백산하여 도망가는 사람들과 유 태비를 보호하려고 뛰어온 자들로 정신이 없었다.
“엄호하라!”
풍묵함이 그제야 입을 열었다.
‘이미 이 꼴이 되었는데 이제야 사람을 부르다니. 저 가식덩어리! 다들 한통속이로구나!’
유 태비의 목을 그은 태감은 정신없이 도망가는 다른 태감과 궁비 사이로 들어가 자취를 감췄다. 그들 모두 같은 복장을 한 탓에 누가 누군지 구분되지 않았다.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금위군은 유 태비를 공격한 태감을 쫓으려고 했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
유 태비는 부축을 받으며 실려 나갔고, 사람들은 다급하게 어의를 불렀다.
조금의 감정 변화도 없이 유 태비 일행이 사라지는 걸 지켜보던 풍청백의 시선이 그녀 옆에 있는 태감에게로 향했다.
태감들은 보통 몸을 숙인 채 걷기 때문에, 태감 옷을 입고 있으면 체형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유 태비의 옆을 보호하고 있는 그 태감도 다른 태감과 마찬가지로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조금 전 그 태감이 유 태비를 보호하기 위해 나서지만 않았어도, 풍청백은 그녀 옆에 이렇게 대단한 고수가 숨어있을 거라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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