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화. 누가 악인을 괴롭히는가
곽 씨는 정말 참을 수가 없었다.
곽 씨는 며느리의 유산에 은자를 써서 약을 지어 준 것만으로도 이미 성의를 다 했다고 생각했다. 손녀가 이렇게 방해를 하고, 며느리는 고마운 줄도 모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냥 며느리를 아프게 두자고, 어쨌든 아기가 내려오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곽 씨는 큰며느리를 차갑게 한 번 쳐다보고는 만 의원에게 말했다.
“만 의원, 제 며느리가 아프지 않다고 하니, 약을 달이지 마시지요. 아들아, 만 의원을 모셔다 드리거라.”
밖에 있던 정오랑이 걸어들어왔다.
“어머니, 국랑에게 약을 먹였어요?”
“먹이긴 무슨, 네 딸이 엎질러버린 것을.”
곽 씨가 신제를 흘끗 노려봤다.
정오랑은 이를 듣자마자 신제를 노려보며 걷어차려고 했지만, 곽 씨가 그를 막았다.
“됐다, 우선 만 의원을 모셔다 드리거라. 한밤중에 모두가 고생이구나!”
그는 곽 씨의 말은 잘 듣는 편이었기에, 만 의원을 데리고 나갔다.
* * *
만 의원이 집에 돌아가자, 그의 아내가 그를 맞이했다.
“이제야 돌아오시다니, 정씨네 아홉째 집 큰며느리는 어떻게 됐나요?”
만 의원은 따뜻한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고개를 저었다.
“그 집에 며느리로 사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오. 그 큰며느리가 유산한 건 배가 충격을 받아서인 것 같은데, 아마 정오랑이 걷어찬 것이겠지.”
“쯧쯧, 벌 받을 짓이군요. 아이는 지킬 수 없었나요?”
“지킬 수 있을 리가. 산모는 아파서 죽으려고 하고, 피도 적지 않게 흘렸지. 그래서 약을 지어 고통을 좀 덜게 해주려 했는데, 신제 그 녀석이 엎질러버렸소. 그리고 그 집에선 절대 다시 약을 달이지 못하게 하더군. 할멈, 그때 우리 딸을 그 집 둘째 아들에게 보내지 않은 건 옳은 일이었소.”
아내가 비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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