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화. 별구경
어서재 입구에 서 있던 주홍희는 태후를 보자마자 급히 인사를 올렸다.
태후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황상께 애가가 왔다고 전하거라.”
주홍희가 안으로 들어갔다가, 잠시 후 다시 나왔다.
“태후마마, 황상께서 들라 하십니다.”
태후는 교 유모에게 문밖에서 기다리라고 눈짓한 뒤 안으로 들어갔다.
창경제는 아무 말 없이 긴 의자에 드러누워 있다가, 태후가 들어오자 그제야 조용히 일어났다.
“황상, 어찌 된 일입니까?”
태후가 깜짝 놀라 빠르게 다가갔다.
“그 아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겁니까?”
“예?”
창경제는 순간 멈칫하더니, 한참 뒤에야 문득 떠오른 듯 물었다.
“정철 말입니까?”
“그래요. 오늘 그 아이를 불러오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창경제가 이마를 팍 쳤다.
“아, 잊었습니다!”
태후는 기가 찼다.
창경제는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모후, 장고(長沽)에 지진이 일어났다는군요.”
태후는 깜짝 놀랐다.
사람들은 천재지변에 경외심을 가지고 있었다. 지진, 우박 등 불길한 징조가 일어나면 중요한 권력을 쥔 대신들이 스스로 사직을 신청했고, 황제는 이 모든 걸 제 탓으로 돌리고 사죄하며 민심을 진정시켜야 했다.
“언제 일어났습니까. 사상자는 얼마나 있고요?”
창경제가 고개를 저었다.
“어젯밤이라 합니다. 800리 떨어진 곳에서 급히 수도까지 소식을 보내왔더군요. 사상자는 아직 통계되지 않았습니다.”
방 안에 정적이 흘렀다.
한참 뒤, 태후가 말했다.
“황상, 걱정 마세요. 우선 그들을 구조할 병사와 물자를 보내고, 나머지는 그 이후에 생각합시다.”
창경제가 눈썹을 치켜세웠다.
“올해 짐에게 어찌 이런 불운이 닥치는 걸까요?”
이는 창경제 혼자만의 착각이 아니었다. 장고에서 지진이 일어났다는 소식이 수도에 퍼진 지 이틀째 되었을 때, 어떤 소문이 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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