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3화. 병전(兵战)에 들어서다 (2)
“북제 옥가는 이미 소국구께서 모두 인수하셨습니다. 대인께서도 남진 황실과 강 소왕야, 소왕비마마와 친분이 깊긴 해도 북제와 옥가 사람이란 정체성은 잊지 않으신 것이지요.
태자전하께서 위기에 빠지셨단 얘기가 북제를 뒤덮었을 때도 소국구가 아니면 누구도 태자전하를 살릴 수 없었습니다.
소국구께선 태자전하를 살리시고, 국구께서 천기각에 가셨단 말에 그 뒤를 쫓았다가 오늘에야 돌아오셨습니다. 그리곤 태자전하께서 고열에 시달리고 계신단 소식에 두 시진을 고생하시며 열을 내려주셨지요. 그 모습만 봐도 북제와 태자전하께 마음이 있으신 듯합니다.”
제언경이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수십 대를 걸쳐와 제왕마저 감히 침범할 수 없던 옥가 장로당이 이 일대에 소국구의 손에 무너지게 되다니 참으로 감개무량하구나.”
“소국구의 저 정도 패기와 능력으로 봤을 땐 태자전하께서 얼른 낫기만 하신다면 남진을 제패하는 건 문제도 아닐 겁니다.”
제언경이 차갑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다 나아서 소국구의 도움을 받으면 남진을 제패할 수 있다고? 지금껏 나도 그렇게 생각해왔다만, 이제 와보니 반드시 그럴 것 같지도 않구나. 북제 국토를 지켜내기만 해도 훌륭하다고 본다.”
“태자전하, 이 한 번으로 투지가 꺾여선 아니 되옵니다.”
제언경이 고개를 저었다.
“투지가 꺾인 게 아니다. 이 짧은 몇 달 사이 남진의 형세는 이미 천차만별이 됐다. 남진 황실과 사씨가 손을 잡고 여야가 모두 뜻을 모아 출병을 위해 힘쓰고 있지. 국가와 민심이 힘을 모아 뭉쳤어. 더 이상 몇 달 전, 반년 전, 1년 전의 남진이 아니란 말이다.”
“그……, 그럼 우리 북제가 위태롭단 말씀이십니까?”
제언경이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고 볼 순 없지. 옥가 장로당을 없애긴 했다만 소국구께선 옥가 장로들보다도 훨씬 뛰어나시잖느냐. 옥가의 주인이 바뀌었음에도 국력은 쇠퇴하지 않았으니 북제는 여전히 북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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