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화. 작별을 고하는 노신 (1)
황궁, 금란전.
진옥이 먼저 상석에 앉자 문무백관들은 일제히 절을 올렸다.
진옥은 손을 내저으며 모두에게 고할 것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우상이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 큰 소리로 말했다.
“폐하! 소신은 이제 너무 나이가 든 데다 가정사로 인해 더 힘에 부칩니다. 소신에게 사직을 명해주시고 고향으로 내려갈 수 있게 해주시옵소서.”
우상의 말에 대신들 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현재 조정은 한창 사람을 써야할 시기였다. 변경은 잠시 조용해졌으나 나라에선 군량미와 전쟁을 준비하는 데에 여념이 없었다. 이런 시기에, 사전에 한마디도 없이 문무백관의 수장 자리에서 내려오겠다니. 특히 좌상, 영강후를 비롯한 가까운 대신들도, 영친왕도 모두가 어안이 벙벙한 모습이었다.
진옥 역시 몹시 얼떨떨해하며 물었다.
“짐이 잘못 들은 건 아니겠지? 우상, 어찌 갑자기 사직하시겠다는 건가?”
“폐하께 아룁니다. 소신의 가정사로 더는 힘에 부쳐 물러가려 합니다.”
그러자 영친왕이 곧장 우상의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
“우상, 깊이 생각하셔야 하네. 우상은 문무백관의 수장 아니신가. 사직은 그리 함부로 얘기해선 안 되는 것일세. 누구나 가정사는 다 있지 않는가? 최근 우상부에 일어난 일은 일도 아니라네.”
우상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가정사뿐만 아니라 근래 들어 조정에서도 아무 쓸모가 없다 느껴지니 사직하는 게 낫다고 보는 것입니다.”
“자네가 쓸모없다면 우리 늙은이들도 전부 쓸모없는 것 아니겠는가!”
“심사숙고해 결정한 것이니 왕야께서도 그만 말씀하시지요.”
영친왕은 어안이 벙벙해 진옥을 바라보았고, 이번엔 진옥이 다시 질문했다.
“우상, 지금은 조정에 사람을 써야할 시기네. 우상을 대신할 자가 있는가?”
우상은 잠시 고민하다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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