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9화 승하한 제왕 (1)
오권이 서둘러 나가자, 내전 밖에는 좌상과 우상, 영강후, 감찰어사, 한림대학사를 포함한 조정 중신들을 비롯해 황후, 임 태비, 진경과 소식을 들은 나머지 황자들과 공주가 와있었다.
오권은 곧 이들과 함께 침전으로 들어섰고, 이내 그 드넓은 침전은 순식간에 사람들로 가득 찼다. 황제는 그중 황후에게 가장 먼저 눈길이 닿았다.
“황후, 이리 오시오.”
“폐하!”
황후는 붉어진 눈시울에도 꿋꿋이 감정을 억누른 채 그에게 다가갔다.
“황후, 부인께는 참으로 미안했소.”
황제가 황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폐하……!”
황후도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진심으로 황제를 사랑했던 황후는 며칠째 그녀를 만나주지 않았던 황제에게 화가 나기도 했지만, 이별의 순간 앞엔 그 무엇도 소용이 없어졌다. 그렇게 황후는 지금껏 밤새 단 한숨도 자지 못한 채 황제가 그녀를 불러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대는 참으로 좋은 여인이었소. 여태 짐에게 시집와 황궁에 갇혀 고생만 했으니 앞으론 아무 걱정 없이 태후의 자리에 앉아 편히 지내시구려.”
힘없이 손등을 토닥이는 손……. 황후는 황제의 연약한 손길에 더더욱 마음이 아파왔다. 황제도 손을 들어 황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해주고 싶었지만, 이젠 그에겐 손을 들 기력도 남아있지 않았다.
들리지 않는 자신의 팔을 바라보던 황제는 다시 태비를 보며 말을 이었다.
“태비마마, 평생 황궁에 갇혀 지내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직 부를 세우기엔 경이 나이가 너무 어리긴 하나, 내 마지막 은총을 베풀어 8황자에게 부를 세울 수 있도록 할 테니 이젠 그곳에서 편히 지내세요.”
태비도 끝내 눈물을 흘렸다.
“황송합니다, 황상.”
이내 황제가 진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경아, 이제 태비마마께 한껏 효도해라. 마마가 아니면 너도 없었을 게야.”
“소자, 아바마마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진경은 무릎을 꿇고 울먹이며 말도 제대로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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