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0화 의식을 잃고 쓰러지다 (2)
한술의 얼굴에는 크진 않지만 이미 비에 젖어 하얗게 염증이 올라오기 시작한 상처들이 보였다. 옷도 군데군데 찢어진 자국이 있었다. 한술이 이렇게 허름한 모습으로 있는 건 아주 이례적인 일이었다.
한술은 여전히 겁에 질린 얼굴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오는 길에 말도 안 되는 연쇄 모살을 겪어, 하마터면 이곳에 발을 들이지도 못할 뻔했습니다.”
영강후가 곧바로 캐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한술이 말을 하려던 순간 사방화가 그를 가로막고 오권에게 말했다.
“서방님은요? 어서 그쪽으로 데려가 주세요.”
“내전에 계십니다. 어서 드시지요, 소왕비마마.”
오권은 곧장 그녀를 인도해 안으로 향했다.
사방화도 빠른 걸음으로 그의 뒤를 따랐고, 이목청도 사방화와 함께 했다.
좌상 역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태자전하와 소왕야의 안위가 급하니 나머지는 후에 다시 이야기합시다.”
좌상이 내전으로 향하자 영강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그 뒤를 따랐다.
남은 몇몇 사람들도 서로 눈빛을 주고받고는 뒤따라 움직였다.
* * *
내전에 들어서자 침상에 나란히 미동 없이 누워있는 진강과 진옥이 보였다. 사방화는 서둘러 진강의 곁으로 다가가 그의 손을 붙잡았다.
그런데 진강과 사방화의 손이 닿자마자 진강의 손에서 자색 빛이 뿜어져 나와 찌릿한 충격을 안겼다. 사방화는 그 힘을 미처 피하지 못해 순간 뒤로 밀려났다.
너무나 갑작스러워 사방화는 아예 무방비상태였지만 다행히 곁에 있던 이목청이 그녀를 방 바깥으로 밀려나지 않게 꼭 잡아주었다.
사방화는 곧장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진강의 손과 맞닿았던 부분에선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목청도 그 모습에 순간 안색이 급변했다.
“어찌된 일입니까?”
사방화는 고개를 내저었다.
오권 역시 앞으로 나와 사방화의 손을 보고 당황하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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