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3화 당신의 방패 (1)
엄청난 내용을 담은 성지가 발표된 직후, 충용후부 장내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너무 놀란 탓에 여기 모인 그 누구도 쉽게 움직이질 못했고, 예상 못한 황제의 성지에 모두가 커다란 충격에 휩싸였다.
황제는 선례를 들며 정혼과 파혼을 성지로 거둔 후, 다시 성지를 내렸다. 이는 고금 이래로 들어본 적도 없는 일이었다.
가장 나이가 많은 충용후도 놀라 멍한 표정이었고, 평생을 조정에 몸담은 우상과 왕 학사도 처음 보는 황제의 행동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목청은 입술을 깨물며 오권이 들고 있는 황색 성지를 쳐다봤다. 그의 눈빛은 어두웠지만 이상할 정도로 평온한 색을 띄고 있었다.
사방화도 시화, 시묵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나 성지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혼인 후 절대 이혼할 수 없고, 석 달 안에 꼭 혼례를 올려야 한다니, 사방화는 조금 어리둥절했다.
오권은 성지를 다 읽고 짙은 적막에 휩싸인 사람들의 안색을 보고 소리 내 웃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 없어 헛기침을 하며 최대한 부드럽게 말했다.
“방화 아가씨, 앞으로 나와 성지를 받으시지요!”
사방화는 시화, 시묵의 부축을 받으며 앞으로 나가 오권에게 말했다.
“영친왕부에도 성지가 내려졌나요?”
“예, 폐하께서 서산 군영에 성지를 전달하셨습니다! 영친왕부에도 성지를 보냈고 서산 군영에 있는 진강 공자님께도 보내셨습니다. 궁중 시위의 발은 빠르니 지금쯤 성지는 진강 공자님의 손에 들어갔을 겁니다.”
오권이 사방화를 보며 말했다.
“진강 공자는 성지를 거절했겠지요?”
이어진 사방화의 물음에, 오권은 곧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디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어제 깊은 밤, 폐하께서 직접 진강 공자님께 서신을 보내 이 일을 상의하셨습니다. 진강 공자님께서도 반대하지 않으셨고 지금 성지까지 내려졌으니 진강 공자님께서도 분명 받아들이신 겁니다.”
사방화는 고개를 숙이고 손을 뻗었다.
“그럼 공공, 내게 성지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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