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2화 진옥 (1)
사방화가 잠시 젖은 눈동자를 허공 쪽으로 옮기고 가볍게 호흡을 정돈했다. 한결같이 저를 기다려준 진강의 8년이, 태산처럼 무겁게 내려앉았다.
벽천애에서 진강의 목소리로 이 이야기를 들을 때보다, 지금 이 그림이 더욱더 진하고 큰 울림을 주었다.
뒤편에 서 있던 진강도 그림 앞에 오래 머무르는 사방화를 보고, 별말 없이 의자로 가 앉아 또 한 번 사방화를 기다려주었다.
그때, 돌연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와 길었던 방의 적막을 깼다.
“어머, 귀한 손님이 오셨군! 어떻게 갑자기 오게 된 것인지요?”
사방화의 시선이 소리가 난 방향으로 향했다. 그곳엔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한 여인이 서 있었다. 용모가 매우 고혹적이고, 우아한 여인이었다. 여인 역시 사방화를 살피다, 홀연 웃음을 터뜨리며 진강을 돌아보았다.
“처음으로 이곳에 사람을 데리고 왔는데, 설마……. 정혼자인가요?”
사방화는 여인의 말에 놀라긴 했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여인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여인은 사방화를 향해 눈웃음을 그리며 진강에게 이야기했다.
“과연 진강이 오랫동안 그리워했던 사람답게 매우 침착하군요. 그렇지 않으냐, 진…….”
잠자코 고개를 숙이고 있던 진강이 결국 시선을 들고 여인의 말을 잘라버렸다.
“왜, 고모부님이 또 싫다고 어디로 떠나셨습니까? 그 때문에 한가하셔서 이리저리 다니며 시비를 거시는 것입니까? 그럼 다른 사내를 만나러 가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아, 혹 다른 사내들에게도 거절을 당하신 것입니까?”
여인은 순식간에 얼굴을 굳히며 걸어와 진강의 팔을 찰싹, 때렸다.
“이 녀석이! 천하에 네 고모를 마다할 사내들이 어디 있겠느냐? 네 여인을 보호하려다 지금 이 지경이 됐는데 지금 내게 무슨 망발을 하는 것이냐?”
아픔에 비명을 지른 진강이,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왜 고모부님은 보이지 않고, 고모님만 이렇게 경망스러운 모습으로 나타나신 겁니까?”
여인은 잔뜩 오른 분기로 이마에 새파란 핏줄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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