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5화 묵주 (1)
곧 황제가 고개를 끄덕이며 질문을 건네왔다.
“방화야. 넌 무망이 독충에 의해 죽었다고 했다. 게다가 이 독충은 남진에서 십만 리나 멀리 떨어진 매족의 것이라고?”
사방화가 미소를 지으며, 보운 대사를 바라보았다.
“오래된 유일본에 그렇게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보운 대사님께서도 매족의 독충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다.”
“노승이 알고 있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매족은 다른 나라의 소수 민족이고, 독충에 대한 것은 매족 왕실이 밖으로 전하지 않는 비술입니다. 하여 노승은 무망이 어떻게 이 독충의 비술은 알게 된 것인지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보운 대사의 말이 끝나자, 진경이 돌연 입을 열었다.
“아마 무망이라는 자가 매족인지도 모릅니다.”
“대사님께선 무망 대사를 데리고 온 부인께서 옥패를 맡겼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무망이 옥패를 받기를 거절했다고 하니, 아직도 가지고 계시겠지요? 어차피 무망의 시신이 사라졌으니 그 옥패를 가지고 조사를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이어진 이목청의 말에, 보운 대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노승은 줄곧 이 옥패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무망의 신분과 관계가 되는 것이라, 행여 잃어버리기라도 할까 항상 품에 지니고 있었습니다.”
“아직 가지고 있다면 얼른 꺼내보시게!”
황제의 말에, 보운 대사가 곧 품에서 상자 하나를 꺼냈다. 그 상자는 딱 손바닥 반만 한 크기였는데, 보기에도 매우 가벼워 보이는 것이 가지고 다니기에 불편함이 없어 보였다.
이내 보운 대사가 상자에서 옥패를 꺼내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옥패에는 아무 글자도 쓰여 있지 않았고, 누가 일부러 갈아 지운 흔적도 없었으며, 모양은 꼭 휘어진 칼 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다.
“옥패에 글자가 있는 건가? 왜 나는 보이지 않는 것이지?”
옥패를 한참동안 쳐다보던 임 태비가 사람들에게 물었다.
“글자가 없습니다.”
보운 대사가 고개를 내젓자, 임 태비가 다시 물어 보았다.
“그럼 옥 상자 위에는 글씨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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