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7화 혼담을 꺼내다 (2)
진강이 미소 띤 얼굴로 사방화를 흘깃 쳐다보며 대수롭지 않게 말을 이어갔다.
“방화의 작은 창고에 보물이 가득한 걸 봤습니다. 저도 부인에게 질 수 없어서 열심히 보물을 모았습니다.”
“응? 방화의 창고에 들어가 본 적이 있느냐?”
역시 충용후는 충용후였다. 연로한 나이도 그의 영민함은 쉽사리 앗아가지 못했다. 곧이어 진강이 충용후의 매서운 눈길을 받으며 가벼운 헛기침과 함께 말했다.
“당연히 들어가 봤습니다. 허나 그건 모두 자귀 형님을 탓하셔야 합니다. 형님께서 계속 제게 해당화를 보여주지 않으시기에 할 수 없이 몰래 숨어든 것입니다. 나중에서야 그곳이 방화의 규방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들어서자마자 형님이 바로 절 찾으러 오시는 바람에 사람이 없는 곳을 찾다보니 어쩌다 방화의 창고까지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해서 들어간 김에 창고를 잠시 살펴봤습니다.”
해맑게 웃으며 설명하는 진강을 사방화가 다시 또 세차게 노려보았다.
‘정말 낯짝도 두껍지, 이런 말을 조부님 앞에서 꺼내다니!’
충용후가 콧방귀를 뀌면서 진강을 가벼운 말투로 꾸짖었다.
“이놈이, 말론 해당화를 보러 갔다 하지만, 본래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게 뭐냐!”
진강이 웃으며 사방화를 한 번 바라본 후, 즐겁게 답을 이었다.
“제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다른 사람이 어떻게 알겠습니까?”
“맞다. 다른 사람에게 네 생각을 들키지 않는 것도 네 능력이다. 잘 키워봐라!”
충용후가 말했다.
“알겠습니다! 거기다 누구라도 제 것을 빼앗으려 한다면 그 사람 조상의 무덤까지 다 파내겠습니다!”
진강의 당당한 태도에 사방화는 그냥 고개를 돌려 그를 외면해 버렸고, 충용후는 호탕한 목소리로 시원스러운 웃음을 터뜨렸다.
“좋다. 대단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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