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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아버지, 이거 내가 할아버지 만든 거야."

아작스가 켈리온을 찾아가 자신이 만든 치킨을 건넸다.

-이게···나라고?

켈리온이 열심히 봐야 용으로 봐줄까 말까 한 치킨을 보며 당황했다.

"응! 할아버지야! 여기 이름도 있어!"

치킨 위에 쓰인 이름을 가리키며 당당하게 대답하는 아작스.

아작스 자신도 안 닮은 건 알았는지 치킨 위에 토마토소스로 켈리온의 이름을 삐뚤빼뚤 써놨다.

-으하하하. 고맙구나!

"빨리 먹어봐! 이거 맛있어!"

-할애비는 지금 배가 안 고파서 나중에 먹으마.

"응! 그럼 나중에 먹어! 그럼 나 자러 갈게! 할아버지, 안녕히 주무세요."

아작스가 고개를 90도로 숙이며 세준이 가르쳐준 인사를 하자

-오···오냐. 푹 자거라!

켈리온이 심장을 부여잡으며 간신히 대답했다.

그렇게 아작스가 사라지자

-영구 보존!

켈리온이 켈리온 치킨에 최상위 보존 마법을 사용했다.

그리고

-으하하하. 이것 봐라! 이거 우리 손자가 만들어 준 거다!

다른 용들에게 아작스가 만든 치킨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검은탑의 밤이 깊어져 갈 때

철컹.

"내일은 하얀탑으로 가야 하니까···."

세준은 아공간 창고 안의 물건들을 점검하며 필요한 것들을 챙기고 잠에 들었다.

***

다음 날 아침.

"읏차!"

[자는 동안 가진 생명력의 10%를 저장했습니다.]

[생명의 구슬이 1.5% 완성됐습니다.]

[24시간 동안 마력이 0.1 축적됐습니다.

[마력이 0.1 상승합니다.]

눈을 뜨자마자 재능 : 여분의 생명과 재능 : 축적하는 마력 회로의 효과가 메시지로 나타났다.

"흐흐흐. 좋아."

크진 않지만, 뭔가가 매일 쌓이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을 때

[마력의 방울토마토밭 1000평을 만들었습니다.]

[경험치 2000을 획득했습니다.]

밭이 만들어지며 경험치가 상승했다. 새벽 부터 일어나 일한 버섯개미들 덕이었다.

"나도 일어나야지."

부지런히 일하는 버섯개미들을 보자 세준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냐앙···."

그래서 테오를 들어 무릎에 착용하고 서둘러 밖으로 나와

저벅.저벅.

농장을 걸으며 농작물들에게 발소리를 들려줬다.

하얀탑에 가면 며칠 간은 발소리를 못 들려줄 수도 있으니 최대한 천천히 걸었다.

그리고 취사장으로 가서 아침을 했다.

아침 메뉴는 삶은 에그 프룻과 군고구마.

하얀탑에 가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언제라도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준비했다.

그렇게 아침을 먹고 하얀탑으로 갈 준비를 끝낸 세준.

"얘들아, 준비됐지?"

"푸후훗. 박 회장은 걱정말라냥! 나만 믿으라냥!"

꾸엥!

[꾸엥이가 아빠 지켜준다요!]

"으힛! 세준이 형, 걱정 마. 하얀탑은 내 구역이라고!"

세준의 물음에 서로 자신만 믿으라는 셋.

낑!낑!

'얘 몸은 딱딱해서 불편해! 나도 데려가!'

펜릴은 베로니카의 품에 안겨 자기도 데려가라고 바둥거렸다.

하지만

"안 돼!"

꽈악!

베로니카가 펜릴을 안은 팔에 힘을 주자

끼잉···

펜릴은 기절했다.

"그럼 아작스는 먼저 가 있어. 내려오는 데 시간이 걸릴 테니까."

"응! 형!"

"아작스, 돌아가."

"형! 빨리 내려갈게! 급하면 그냥 불러!"

[하얀탑의 탑농부 아작스 마므브를 역소환합니다.]

아작스가 손을 흔들며 사라졌다.

"테오랑 꾸엥이도 들어가."

"알겠다냥!"

꾸엥!

[알겠다요!]

철컹.

"그럼 저희 갔다 올게요! 에일린, 나 갔다 올게!"

세준이 아공간 창고를 닫고 용들과 에일린에게 인사했고

촤르륵.

하얀탑 83층 땅문서를 펼쳐 사라졌다.

그리고

(뱃뱃?)

세준의 등에 은신하고 있다 혼자 남은 황금박쥐가 당황했다.

보통 땅문서를 사용할 때 세준의 몸에 붙어 있으면 함께 이동했기 때문.

그때

철컹.

"냥?"

꾸엥?

아공간 창고가 열리며 테오와 꾸엥이도 허공으로 튕겨 나왔다.

뭔가 이상했다.

-뭐야? 세준이 거 다차원 아공간 창고 아니었어?!

-아니. 그런 준비도 안 하고 가면 어떡해?!

용들은 보자마자 문제가 뭔지 알았다. 세준이 쓰는 아공간 창고는 검은탑 한정이었던 것.

그렇게 모두가 세준을 걱정할 때

[하얀탑 83층에 도착했습니다.]

세준이 하얀탑에 도착했다.

"진짜 어둡네."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밤이 찾아왔습니다.]

[가 발동합니다.]

[모든 스탯이 밤 동안 20% 상승합니다.]

나타나는 메시지. 어두워서 좋은 점도 있었다.

딱.

이미 하얀탑의 상황에 대해 아작스에게 들었기에 세준은 당황하지 않고 손가락을 튕겨 불을 만들었다.

화르르륵.

세준이 불로 시야를 확보한 후

"아공간 창고 소환."

세준이 테오와 꾸엥이를 불러내기 위해 아공간 창고를 소환하려 했다.

하지만

"응?!"

아공간 창고가 소환되지 않았다.

"뭐지?!"

당황한 세준.

그때

크르르릉.

자신의 구역에 침범한 적을 몰아내기 위한 야수들의 으르렁거림이 들려왔다.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퀘스트 : 하얀탑 83층 체리 농장을 차지하고 있는 고라니를 처치하거나 평화적인 합의를 통해 땅의 권리를 되찾아라.]

보상 : 하얀탑 83층 농장의 정당한 주인으로 인정

"고라니?!"

뭐야?

화르르륵.

세준이 불을 키우자 나무 뒤에 숨어서 열심히 크르르릉 소리를 내는 고라니들이 보였다.

"흐흐흐. 얘들아, 안녕."

세준이 웃으며 겁먹은 고라니들에게 다가갔다.

327화. 세준의 꿀 빠는 하루.

327화. 세준의 꿀 빠는 하루.

하얀탑 83층 농장에서 체리나무의 꽃과 이파리를 먹으며 사는 고라니들.

삐유!

[침입자다!]

갑자기 농장에 나타난 침입자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그리고

크르르릉.

크릉.

서둘러 하얀탑의 상위 포식자 중 크레이지독의 울음소리를 흉내 내며 침입자를 쫓아내려 했다.

하지만

"흐흐흐. 얘들아, 안녕."

상대는 도망치기는커녕 오히려 다가왔다.

세준은 고라니 정도는 자신이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난 무려 20%나 강해졌다고!

물론, 세준이 스탯만 믿고 이러는 건 아니었다.

'어떡하지?'

세준의 행동에 당황한 고라니들.

그때

삐유?!

[어?!]

고라니들의 대장 '곤'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쟤 너무 약한데?

삐유!삐유!

[괜찮아! 쟤 약한 놈이다!]

삐유?!삐유?!

[뭐야?! 약한 녀석이면서 감히 우리에게 덤벼?!]

삐유!

[대장, 저 녀석 우리를 놀라게 했으니 혼내줘요!]

고라니들은 세준이 강하지 않다는 걸 알자 더 이상 크레이지독의 울음소리를 흉내 내지 않고 자신들의 원래 울음소리를 냈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만만한 상대니까.

그렇게 고라니들이 세준을 혼내주기로 결정했을 때

"응?!"

고라니들에게 다가가던 세준은 고라니들의 눈빛에 담긴 감정이 변한 걸 발견했다. 두려움에서 하찮음으로.

"이것들이!"

본때를 보여주마! 고라니들에게 매운맛을 보여주기로 한 세준.

만약을 대비해 따로 허리에 차고 있던 가죽주머니를 들어

와르르르.

안에 있는 것들을 쏟아냈다.

삐유!

삐유!

어디 해볼 테면 해보라 듯이 세준을 구경하며 비웃는 고라니들.

그러나

삐···유···

[이···건···]

그들은 가죽주머니 안에서 쏟아져나와 쌓이는 검은색 용문신이 새겨진 하얀색 용아병 투구들을 보며 곧 당황했다.

세준이 어제 자기 전 손수 카이저의 비늘로 용문신을 새겨 방어력을 강화한 용아병 투구 1000개.

"얘들아, 일어나."

세준의 명령에 용아병 투구들이 움직이며 용아병으로 변신했고

달그락.달그락.

변신을 끝낸 용아병들이 세준의 주변을 보호하듯이 감싸며 다음 명령을 기다렸다.

고오오.

많은 수의 용아병들이 모이자 주변에서 용의 기운이 제법 선명하게 흘러나왔고.

덕분에 세준은 다음 명령을 내릴 필요가 없어졌다.

털썩.

삐유!

[위대한 하얀용을 뵙습니다!]

어느새 후다닥 달려온 곤과 고라니들이 세준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고라니들이 당신에게 모두 항복했습니다.]

[퀘스트가 완료됐습니다.]

[하얀탑 83층 체리나무 농장 땅문서의 정당한 주인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땅문서 스킬 : 농장 정보 Lv. Max가 활성화됩니다.]

퀘스트도 완료됐다.

[하얀탑의 농장 주인이 됐습니다.]

[하얀탑의 탑농부 아작스 마므브에게 수확량의 30%를 수수료로 지불해야 합니다.]

[아작스 마므브는 당신의 노예입니다.]

[수수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어서 나타나는 메시지.

"원래 수수료를 내야 되는구나."

다른 탑의 농장을 처음 얻은 세준이 메시지를 보며 말했다.

그리고

"좋아. 너희들 여기다 도장 찍어."

도장 담당 테오가 없기에 세준이 직접 계약서를 꺼내 고라니들의 도장을 받았다.

삐유!

[네!]

세준의 말에 고라니들이 앞다투어 열심히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노예로 만든다는 건 살려준다는 거니까.

그렇게 고라니들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사이

화르르륵.

세준은 불을 밝히며 체리나무를 살펴봤다.

"열매가 별로 없네."

쟤네들이 다 먹었나?

툭.

세준이 고라니들을 의심하며 체리 하나를 수확했다.

[짙은 어둠의 체리를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8의 숙련도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경험치 30을 획득했습니다.]

"어디 보자."

세준이 짙은 어둠의 체리를 살펴봤다.

[짙은 어둠의 체리]

하얀탑 안에서 충분한 영양과 어둠을 흡수한 체리입니다.

어둠이 있는 곳에서만 자랄 수 있습니다.

섭취 시 아주 미세한 양의 어둠의 힘이 몸 안에 저장됩니다.(어둠의 힘이 강해지면 파괴력이 증가합니다.)

재배자 : 탑농부 박세준

유통기한 : 90일

등급 : C

"됐다!"

섭취하면 어둠의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내용을 확인한 세준이 환호했다.

하지만

"근데 왜 열매 등급이 C지?"

세준은 체리의 낮은 등급에 이상함을 느꼈다. 보통 자신의 등급에 맞게 A급 농작물을 수확하기 때문.

"나무에 문제가 있나? 농장 정보."

그래서 농장 상태를 확인했다.

[농장 정보 Lv. Max]

크기 : 3000평

작물 : 체리나무 100그루

일꾼 : 1명(땅의 소유자)

특이 사항

-고라니들이 체리나무의 꽃과 잎을 다 따먹어 체리나무가 굉장히 쇠약해졌습니다.

-체리나무가 생산하는 체리의 수가 줄어들고 등급이 C급으로 떨어집니다.

-일꾼으로 쓸 수 있는 고라니 500마리가 있습니다.

고라니들들 때문이었다. 저것들을!

삐유···

자신들을 보는 세준의 눈빛이 사납게 변하자 고라니들은 고개를 땅에 박고 불쌍하게 울기 시작했다.

"으휴."

쟤들도 다 먹고살려고 한 건데···세준이 한숨을 쉬며

푹.푹.

바닥에 해독의 대파를 심기 시작했다. 앞으로 고라니들에게 체리나무 대신 대파 이파리를 먹게 하기 위해서였다.

"야! 뭐해? 같이 심어야지."

세준이 멀뚱멀뚱 자신을 보는 고라니들을 보며 말하자

삐유!

[네!]

삐유!

[넵!]

고라니들이 앞발로 땅을 파고 서둘러 입으로 대파를 심었다.

우적.우적.

"야! 먹지 마!"

중간에 몇몇 고라니들은 자신도 모르게 대파의 맛에 매료돼 대파를 먹고 세준에게 혼이 났다.

그렇게 세준과 고라니들이 열심히 대파를 심고 있을 때

우끽!

우끽!

멀리서 이상한 괴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삐유!삐유!

[저건 체리 열매를 훔치려는 하얀털 원숭이들의 소리에요! 저희가 크레이지독 소리를 내서 쫓아낼게요!]

크···

고라니들이크레이지독의 울음소리를 내 하얀털 원숭이들을 쫓아내려 했다.

하지만

"잠깐! 그러면 안 되지!"

세준이 서둘러 그런 고라니들을 말렸다. 일꾼들이 오겠다는데 그걸 왜 쫓아내?!

그것도 손도 잘 쓰고 나무도 잘 타는 원숭이 일꾼을!

그렇지 않아도 손이 없는 고라니들이 일하는 걸 보며 답답했던 세준. 원숭이들이 온다면 땡큐였다.

"흐흐흐. 애들아, 손님 받아라."

달그락.달그락.

세준의 말에 용아병들이 하얀털 원숭이들을 마중 나갔고

"가자."

삐유!

[네!]

세준이 곤을 타고 그 뒤를 천천히 따라갔다.

잠시 후

우끽!

하얀털 원숭이 300마리가 세준이 내미는 계약서에 고라니들처럼 서로 자기가 먼저 도장을 찍겠다고 싸웠다.

중간에 용의 마음이 바뀌면 끝이니까.

그렇게 하얀털 원숭이들을 노예로 만든 세준.

"너희들 이거 알아? 바나나라는 건데 엄청 맛있어."

세준이 바나나를 원숭이들에게 보여줬다.

고라니들이 체리나무를 건드리지 않게 대파를 식량으로 마련해준 것처럼, 원숭이들에게는 바나나를 공급해줄 생각.

하지만

우끽?

하얀털 원숭이들은 손에 쥔 바나나를 보며 당황했다. 바나나를 처음 보기 때문.

"자. 이렇게 먹는 거야."

냠.

그래서 세준이 바나나의 껍질을 까서 먹는 것까지 시범을 보여줬다.

그러자

냠.

원숭이들이 세준을 따라 바나나의 껍질을 까고 안의 과육을 입에 넣었고

우끽!!!

생전 처음 먹어보는 바나나 맛에 단체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위대한 하얀용!

그때

짝!

세준이 박수를 쳐서 원숭이들의 정신을 깨웠다.

"맛있지?! 앞으로 열심히 일하면 하루에 바나나를 3개씩 줄게!"

우끽!

[열심히 일할게요!]

우끽!

[위대한 하얀용 만세!]

그렇게 원숭이들에게 확실한 동기부여를 준 세준.

"자. 그럼 대파 심어."

삐유!

우끽!

고라니와 하얀털 원숭이들에게 대파를 심게 하고

척.

[농사꾼의 따뜻한 손길 Lv. 7이 발동합니다.]

[손길이 닿는 동안 체리나무의 기력이 조금 회복됩니다.]

세준이 체리나무에 손을 올리며 체리나무의 기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세준이 농장을 정상화하는 사이

"으히힛! 세준이 형이 어디 있지?

탑 83층에 도착한 아작스가 두리번거리며 세준을 찾았고

"아! 저기다!"

용아병이 흘리는 용의 기운 덕분에 쉽게 세준을 찾았다.

"세준이 형!"

"어. 아작스 왔어?"

"어?! 테오랑 꾸엥이는?"

세준의 옆에 있어야 할 테오와 꾸엥이가 없자 아작스가 물었다.

"그게···아공간 창고가 안 열려."

"그래? 그럼 내가 할아버지 불러서 열어달라고 할까?"

"아니야! 나 금방 돌아갈 거야."

당황한 세준이 켈리온을 부르려 가려는 아작스를 급히 말렸다. 켈리온 님, 오면 나 죽어···

켈리온의 흉엄한 기운에 노출되는 순간 자신은 사망이다.

"알았어! 그럼 나 뭐할까?"

"일단 조명 하나 만들어주고 쟤들이랑 같이 대파 심어."

"응! 형! 라이트!"

세준의 지시에 아작스가 주변이 환히 보일 정도로 강한 빛덩어리를 만든 후 고라니, 원숭이들과 함께 대파를 심었다.

그렇게 농장 주변에 대파를 심는 사이

[농사꾼의 따뜻한 손길 Lv. 7이 발동합니다.]

[체리나무의 기력이 충분해 회복이 되지 않습니다.]

세준이 체리나무를 완전히 치유했다.

그리고

똑.

[짙은 어둠의 체리를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8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경험치 70을 획득했습니다.]

세준이 A급 짙은 어둠의 체리를 수확했다.

그때

크르르릉.

세준이 하얀탑에 왔을 때 들었던 소리가 났다.

"왜 또 소리 내는데?"

세준이 고라니들을 보며 묻자

삐유···

[저희 아닌데요···]

고개를 흔드는 고라니들.

"너희 아냐?"

그렇다는 건···

크르르릉.

크르릉.

진짜 크레이지독이었다. 황소만 한 크기의 하얀색 개들이 거품을 물고 농장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불빛을 보고 몰려든 것.

다다다다.

5만의 크레이지독이 돌진하는 모습은 마치 거대한 하얀산에서 산사태가 난 것처럼 모든 것을 삼킬 것 같았다.

달그락.달그락.

그런 크레이지독의 접근에 주변을 경계하고 있던 용아병들이 전투 준비를 했다.

조금 전의 전투 2번은 상대가 용의 기운을 느끼며 바로 전투 종료됐다.

하지만 크레이지독을 다른 말로 하면 광견(狂犬). 즉, 미친개라는 소리였다.

크레이지독은 용의 기운이 느껴져도 거침없이, 더 빠르게 농장을 향해 달려들었고

달그락.달그락.

용아병들도 그들을 막기 위해 진군했다.

쿵!

그렇게 양쪽의 병력이 충돌하며 시작된 전투.

[당신의 용아병이 크레이지독을 처치했습니다.]

[경험치 10만을 획득했습니다.]

···

..

.

처음에는 용아병들이 크레이지독들을 도륙했지만,

크레이지독의 숫자가 너무 많았기에 용아병들은 금세 하얀 파도에 묻혀 버렸다.

크르르릉.

나머지 크레이지독들이 용아병들을 지나쳐 전력으로 달려오자

"나 박세준이 아작스 마므브의 주인으로서 명한다. 봉인해제. 가라! 아작스!"

세준이 아작스의 봉인을 해제했다. 요즘 레벨업도 못 했는데 폭렙 한 번 가자!

"응! 형! 내가 쓸어버릴게!"

봉인해제와 함께 30m로 커진 아작스.

우오오오오!

크레이이지독들을 향해 백색 브레스를 토해냈다.

덕분에 크레이지독은 전멸했고

[파수꾼 아작스 마므브가 크레이지독을 처치했습니다.]

[파수꾼 아작스 마므브가 획득한 경험치의 50%인 5만을 획득했습니다.]

[아작스 마므브는 당신의 노예입니다.]

[아작스 마므브가 획득한 경험치의 25%인 2만 5000을 추가 획득합니다.]

[파수꾼 아작스 마므브가 크레이지독을 처치했습니다.]

···

..

.

[레벨업 했습니다.]

[보너스 스탯 1을 획득했습니다.]

[힘이 10 상승합니다.]

···

..

.

세준은 순식간에 5번의 레벨업을 했다.

"흐흐흐. 달달하다."

가만히 있어도 오는 일꾼들과 경험치. 오늘도 꿀 빠는 세준이었다.

328화. 박 회장은 손이 많이 간다냥!

328화. 박 회장은 손이 많이 간다냥!

"흐흐흐. 이제 76레벨이다."

흡족하게 웃는 세준.

"근데···점점 부담스러워지네."

"힘이 넘친다!"

세준이 거대한 몸으로 하늘을 붕붕 날아다니는 아작스를 보며 말했다.

봉인이 풀린 아작스의 힘에 계속 노출되니 세준은 점점 힘들어졌다.

"형! 나 멋졌어?!"

그것도 모르고 우쭐한 목소리로 세준에게 묻는 아작스.

"아작스, 형 힘들다. 나 박세준이 아작스 마므브의 주인으로서 명한다. 봉인."

아작스의 기운을 버티기 힘든 세준은 대답 대신 서둘러 아작스의 힘을 다시 봉인했다.

그리고

쓰담.쓰담.

"아작스, 잘했어."

세준이 작아진 아작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했다.

"으히힛."

그렇게 세준의 칭찬을 받으며 웃는 아작스.

그때

철컹.

"박 회장 보고 싶었다냥!"

꾸엥!

[아빠다요!]

낑!

'내가 나 혼자 두지 말랬잖아!'

아공간 창고가 열리며 테오, 꾸엥이, 펜릴이 달려 나왔다.

용들이 세준의 아공간 창고를 업그레이드해 다른 탑에서도 열 수 있는 다차원 아공간 창고로 만들어준 것.

추가로 외부에서 열어주지 않아도 허락받은 존재는 창고 안에서 열 수 있는 기능도 넣었다.

"얘들아!"

그렇게 다시 모인 일행.

"그렇게 된 것이다냥!"

"그래서 안 열렸구나···."

세준이 테오에게 아공간 창고가 안 열린 이유를 들은 후

"잠깐 쉬고 있어. 이것만 수확하고 웨이포인트 등록하고 돌아갈 거니까."

세준이 체리를 따기 위해 일어나며 말했다.

나중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 하얀탑에 온 김에 웨이포인트를 등록해둘 생각이었다.

하지만

"안 된다냥! 그전에 갈 데가 있다냥!"

세준의 말에 강하게 반대하는 테오.

"응? 어딜?"

척.

"나 테 부회장이 끌림을 느꼈다냥!"

테오가 앞발을 들며 당당하게 외쳤다.

"끌림?!"

"푸후훗. 그렇다냥!"

"알았어. 그럼 다녀와."

"그건 싫다냥! 이따 같이 갈 거다냥!"

꽈악.

세준의 말에 테오가 세준의 무릎을 강하게 안았다. 박 회장이랑 이제 절대 안 떨어질 거다냥!

세준과 이렇게 멀리 떨어진 게 처음인 테오. 테오에게 이번 일은 큰 충격이었다.

그리고 그건 꾸엥이와 펜릴도 마찬가지.

꾸엥!

[우리는 하나니까 어디든 함께 간다요!]

꾸엥이는 세준의 왼팔에 코알라처럼 매달렸고

낑!

'야! 나 챙기라고!'

펜릴은 세준의 신발을 물며 자신의 존재를 어필했다.

"알았어. 알았어."

세준이 펜릴을 들어 주머니에 넣자

"으힛! 형! 나도 매달릴래!"

세준의 왼쪽 어깨에 매달린 아작스.

덕분엔 세준은 테오, 꾸엥이, 아작스, 펜릴을 몸에 달고 체리를 수확해야 했다.

(뱃뱃.)

참고로 황금박쥐는 이미 세준의 등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잠시 후.

[짙은 어둠의 체리를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8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경험치 70을 획득했습니다.]

"끝."

세준이 마지막 체리를 수확했다.

"예상은 했지만···진짜 얼마 없네."

수확한 체리가 담긴 바구니를 보며 세준이 실망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바구니에 담긴 체리는 대략 2000개. 체리나무 100그루에서 수확했다고 하기에는 너무 적었다.

"다음 수확 때는 많겠지?"

세준이 다음을 기약했다.

그리고

"농장 잘 지켜."

고라니와 원숭이들에게 농장을 부탁했다. 체리 수확이 끝났으니 이제 떠날 시간이었다.

삐유!

[네!]

우끽!

[네!]

세준의 말에 고라니와 원숭이들이 힘차게 대답했다.

바나나는 세준 대신 아작스가 일주일에 한 번씩 체리를 수거할 때 일주일 치를 한 번에 주기로 했다.

아작스에 의해 하얀탑 83층에 있던 크레이지독들은 전멸했지만.

만약을 대비해 용아병 100기를 남겨뒀다.

그렇게 체리나무 농장에서 할 일이 전부 끝나자

"테 부회장, 안내해."

"푸후훗. 알겠다냥! 나만 믿으라냥!"

세준과 일행들이 테오의 안내를 받아 북쪽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길.

세준과 일행의 앞을 막는 운 없는 녀석들이 몇 있었지만

꾸엥!

[혼내준다요!]

꾸엥이가 정리하고

"찍어라냥!"

테오가 계약서에 도장을 받아 농장으로 보냈다.

그렇게 농장 직원을 100명 정도 추가했을 때

"푸후훗. 여기다냥!"

세준의 앞에 음산한 느낌의 허름한 신전이 보였다. 좀 불길한데?

"아직 절망은 끝나지 않았다. 희망의 끝은 절망. 최후에는 모두 절망에 빠지리···."

세준이 신전 바닥에 쓰인 글을 읽고 있을 때

"푸후훗. 빨리 들어가자냥! 강한 끌림이 느껴진다냥!"

테오가 흥분한 표정으로 세준의 다리를 신전 쪽으로 당겼다.

'그래. 테오의 끌림이라면 위험한 건 없을 거야.'

세준이 걱정을 내려놓고 테오를 따라 신전 안으로 들어갔다.

***

-켈리온, 우리 세준이 잘 있지?"

-아! 안전하다고! 몇 번을 물어보는 거야?!

카이저의 물음에 켈리온이 짜증을 내며 대답했다.

세준이 사라진 이후 5분마다 물어보고 있으니 짜증이 날 만했다.

하지만

-켈리온, 너무 하는 거 아냐?! 카이저는 세준이가 걱정돼서 그러는 거 아냐!

-맞아! 너 그러는 거 아냐!

램터와 티어가 카이저를 옹호했다. 여기에 켈리온의 편은 없었다. 우리 손자 보고 싶네···

그렇게 5분 마다 세준의 상황을 생중계하는 켈리온.

-어?! 우리 탑에 저런 데도 있었네?!

켈리온이 신전 안으로 들어가는 세준과 일행들을 유심히 지켜봤다.

***

신전 중앙에는 원형의 제단이 있었고 제단 위에는 알처럼 둥근 거대한 회색 바위가 올려져 있었다.

바위 주변에는 호위하듯 지키고 있는 4개의 거대한 석상이 있었다.

검, 창, 활, 지팡이를 들고 갑옷을 입고 있는 형상의 석상. 그 외에는 신전에 아무것도 없었다.

"테 부회장, 저 바위에서 끌림이 느껴지는 거야?"

세준이 회색 바위를 보며 묻자

"아니다냥! 그 아래다냥!"

테오가 고개를 저으며 앞발로 바닥을 가리켰다.

"그래? 그럼 일단 저 바위를 치워야 하나?"

저벅.

세준이 말하며 한 발 앞으로 내딛자

쿵!

갑자기 거대한 철문이 내려오며 신전의 입구를 막았다.

그리고

-환영한다. 절망에 절규할 용사들이여.

회색 바위에 기이한 형상의 핏빛 글자들이 나타나며 목소리가 들려왔다.

"응?"

갑자기 웬 용사? 세준이 의아해할 때

-나는 희망의 대척자이자 절망의 지배자, 절망의 마왕 모르도르. 여기서 살아서 나가고 싶다면 나의 시련을 받아라.

쿠구궁.

모르도르의 말과 회색 바위를 감싸고 있던 4개의 거대한 석상이 움직여

쿵.

세준과 일행들을 향해 무기를 겨눴다.

"오. 움직이네."

"푸후훗. 박 회장, 갖고 싶냥?"

꾸엥!

[꾸엥이가 더 크다요!]

"형! 내가 나중에 만들어줄게!"

세준과 일행들은 그런 석상들을 보며 자기들끼리 말하기 바빴다.

-그럼 첫 번째 시련을 주지. 이 석상과 싸워 이겨라.

그사이 모르도르가 첫 번째 시련을 내렸고

쿵.쿵.

창을 든 석상이 세준과 일행들 앞으로 나섰다.

-크크크큭. 쉬운 방법도 있다. 일행 중 하나를 죽이면 시련을 통과한 것으로 해주지.

절망에 빠진 용사들이 서로를 죽고 죽이는 상황을 상상하며 모르도르가 웃었다.

하지만

"뭐래? 테 부회장, 그어버려."

어이없는 모르도르의 말에 세준이 정색했다.

"푸후훗. 알겠다냥!"

빳칭!

세준의 말에 테오가 용발톱을 뽑아

휙.

앞발로 허공을 그었고

콰드득.

4개의 석상과 회색 바위를 자르고 지나간 마력 칼날이 신전 벽에 5개의 선을 만들었다.

쩌저적.

쿠궁.

4개의 석상들이 양쪽으로 갈라지며 쓰러져 바닥을 울렸고

-내가··· 이렇게 쉽게 소멸···

[파수꾼 테오가 봉인된 절망의 마왕 모르도르를 처치했습니다.]

[파수꾼 테오가 획득한 경험치의 50%인 30억을 획득했습니다.]

[레벨업 했습니다.]

[보너스 스탯 1을 획득했습니다.]

[힘이 10 상승합니다.]

[레벨업 했습니다.]

[보너스 스탯 1을 획득했습니다.]

[힘이 10 상승합니다.]

회색 바위 안에 봉인돼있던 절망의 마왕 모르도르가 세준에게 두 번의 레벨업을 선물하며 소멸했다.

덕분에 하루 만에 7레벨이 오른 세준.

"흐흐흐. 이제 78레벨이다."

세준이 웃고 있을 때

"푸후훗. 박 회장, 이거다냥!"

테오가 회색 바위가 있던 자리를 파더니 노란색 구슬을 찾아 세준에게 가져왔다.

"응? 이게 뭐야?"

세준이 노란색 구슬을 살펴봤다.

[절망의 마왕 모르도르의 심장]

절망의 마왕 모르도르의 심장입니다.

절망의 마왕 모르도르가 소멸하며 순수한 마력만 담겨 있습니다.

섭취 시 마력 300이 상승합니다.

섭취 시 재능 : 절망을 내리는 자를 개화할 수 있습니다.

고대 다섯 마왕의 심장을 모두 섭취하면 추가 효과와 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사용 제한 : 모든 스탯 1000 이상

유통 기한 : 없음

등급 : SSS

"오! 역시 테 부회장이야! 테 부회장 최고!"

아이템 옵션을 확인한 세준이 엄지를 들며 테오를 칭찬했다.

섭취 시 마력 300 상승에 재능 개화.

거기다 다섯 마왕의 심장을 모두 먹으면 추가 효과와 이명까지.

세준이 지금까지 먹어본 아이템 중에 최고였다.

"푸후훗. 그렇다냥! 나 테 부회장은 최고다냥! 박 회장, 나 잘했으니까 박 회장 무릎 독점권 한 달 연장해달라냥!"

"그래. 그까짓 거!"

기분이 좋은 세준이 테오의 요구를 흔쾌히 들어준 후 스탯을 확인했다.

스탯 : 힘(1036/1193) 체력(1364/1398) 민첩(974/1008) 마력(1369/2279) 정신력(17/500)

"어?! 민첩이 모자라네?"

절망의 마왕 모르도르의 심장을 섭취하기 위해서는 모든 스탯이 1000 이상이야 하는데.

민첩 스탯이 1000에서 26 모자랐다.

"돌아가서 먹어야겠네."

오늘 얻은 보너스 스탯 7개랑 농장에 있는 영약이랑 다른 농작물들을 먹으면 26 정도는 충분히 올릴 수 있다.

"아. 이것도 혹시 모르니까 챙겨야지."

생각을 정리한 세준이 모르도르가 봉인돼있던 회색 바위를 들어 아공간 창고에 담았다.

그리고

"얘들아, 이제 가자."

세준이 일행들을 몸에 매달고 웨이포인트를 향해 떠났다.

웨이포인트로 가는 길.

캬오!

이번에도 운 없는 녀석들이 세준과 일행의 앞을 막았고

꾸엥!

[혼내준다요!]

"찍어라냥!"

꾸엥이와 테오의 주먹과 도장의 2단 콤보에 의해 농장으로 보내졌다.

그렇게 웨이포인트에 도착한 세준.

척.

붉은색 크리스탈에 손을 올리자

[하얀탑 83층 웨이포이트가 저장됐습니다.]

[저장된 다른 층의 웨이포인트를 불러옵니다.]

[하얀탑 83층 외에 저장된 웨이포인트가 없어 하얀탑의 다른 층으로 이동할 수 없습니다.]

나타나는 메시지. 예상한 부분이기에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이제 집에 가자. 드디어 이걸 사용해보네."

척.

세준이 왼팔을 들어 검은색 팔찌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카이저가 준 용각의 귀환 팔찌였다.

그러자

우웅.

팔찌에 새겨져 있던 금색 문자들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용각의 귀환 팔찌에 각인된 귀환 마법이 발동합니다.]

[현재 좌표와 귀환 좌표의 거리를 계산합니다.]

[주변의 인원을 파악합니다.]

[여섯을 지정된 장소로 귀환시킵니다.]

세준이 하얀탑 83층에서 사라졌다.

잠시 후.

[하얀탑 99층에 도착했습니다.]

"엥?!"

세준이 예상치 못한 곳에 도착했다.

그때

[강대한 마력에 노출됩니다.]

[감당할 수 없는 마력입니다.]

세준의 앞에 나타나는 메시지.

하얀탑 99층은 아작스가 방출한 마력이 고밀도로 축적돼있는 곳. 세준이 버티기에는 버거웠다.

"크헉···."

메시지와 함께 세준이 기절했다.

"박 회장!"

주변을 구경하느라 방심하고 있던 테오가 서둘러 기운 빨려를 사용해 세준에게 향하는 마력을 흡수하고

꾹.꾹.

치유술을 사용해 세준의 얼굴을 주물렀다.

"박 회장은 손이 많이 간다냥!"

오늘도 열일하는 테오였다.

329화. 흐흐흐. 테 부회장, 봤냐?

329화. 흐흐흐. 테 부회장, 봤냐?

검은탑 99층.

-카이저, 세준이가 네가 준 팔찌로 귀환할 건가 봐. 이제 곧 오겠네.

-뭐?!

하얀탑에 있는 세준의 상황을 생중계하는 켈리온의 말에 카이저가 당황했다.

'큰일이다!'

카이저가 세준에게 용각의 귀환 팔찌를 줄 때는 아직 세준에 대한 티끌만큼의 앙금이 남아있었다.

에일린이 세준의 말만 듣는 게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그래서 용각의 귀환 팔찌에 절대 좌표가 아닌 상대 좌표로 발동하는 귀환 마법을 각인해줬다.

당연히 그때는 세준이 다른 탑에 갈 일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게 카이저가 자신의 실수를 인지하는 사이

-어?! 세준이가 왜 검은탑이 아니라 하얀탑 99층에서 나타나지? 저긴 아작스의 마력이···

켈리온이 의외의 장소에 나타난 세준을 보며 당황했다. 그래도 다행히 테오가 세준을 치료하는 게 보였다.

그리고

- 카이저, 너 설마 우리 세준이 팔찌에 상대 좌표로 발동하는 귀환 마법을 각인한 거야?!

카이저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뭐?! 귀환 마법은 절대 좌표가 기본이지! 어떻게 우리 세준이한테 상대 좌표가 각인된 팔찌를 준 거야?!

-아니! 무슨 생각으로 상대 좌표를 쓴 거야?!

덕분에 용들에게 욕먹기 바쁜 카이저.

-아니. 그때는 우리 세준이가 다른 탑에 갈지 몰랐지···

카이저가 용들에게 열심히 변명했다.

그때

-할.아.버.지.

카이저의 심장을 철렁하게 만드는 에일린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에일린···이건···

카이저가 서둘러 상황을 설명하려 했지만

-이제 할아버지랑 얘기 안 해!

분노한 에일린이 카이저와의 대화를 끊어버렸다.

-손녀야···

에일린의 대화 차단 선포에 좌절한 카이저.

-세준이가 빨리 돌아와야 할 텐데···

카이저가 세준이 빨리 돌아오길 빌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존재는 세준뿐이었다.

***

"음···."

몸을 누르는 압력을 느끼며 정신을 차린 세준.

꾹.꾹.

자신의 얼굴과 배를 주무르고 있는 테오와 꾸엥이를 발견했다.

테오는 치유술로, 꾸엥이는 육체 마력 마사지로 세준의 몸을 회복시키고 있었다.

"박 회장, 깨어났냥?!"

꾸엥?!

[아빠, 괜찮다요?!]

세준이 일어난 걸 발견한 테오와 꾸엥이가 환한 목소리로 물었다.

"응. 괜찮아진 거 같아. 아! 까망이는?!"

세준이 급하게 펜릴을 찾았다. 자신이 일반 개복치면 펜린은 슈퍼 개복치. 최악의 경우 이미···

'까망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세준이 마음속으로 펜릴을 떠나보내고 있을 때

"까망이는 저기 있다냥!"

"응?!"

테오가 아작스가 있는 곳을 가리켰다.

"까망아, 죽으면 안 돼! 리커버리!"

그곳에는 펜릴에게 마법을 사용하는 아작스가 보였다.

하지만

끼잉···

주변의 마력 때문에 금세 안 좋아지는 펜릴.

"리커버리!"

아작스가 그런 펜릴에게 다시 마법을 사용했다.

지금 아작스의 리커버리 마법은 펜릴에게 산소 호흡기와 같았다.

하지만 아작스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봉인된 상태라 마력이 모자란 것.

아작스의 봉인을 해제하면 마력은 모자라지 않겠지만, 대신 세준과 펜릴은 더 위험해진다.

빠르게 상황을 파악한 세준.

"다시 탑 83층으로 내려가자."

세준은 하얀탑 99층 웨이포인트를 등록한 후 다시 탑 83층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현재 검은탑 땅문서가 없어서 이게 최선이었다.

척.

세준이 아작스와 펜릴을 품에 안아 들고

"아작스는 창고 안에서 까망이를 계속 치료해줘."

"응! 형! 리커버리!"

철컹.

둘을 아공간 창고 안에 넣고 닫았다. 아공간 창고 안은 주변과 독립된 차원이라 마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렇게 아작스에게 펜릴의 치료를 부탁하고

"우리도 가자."

세준이 테오, 꾸엥이와 탑 99층 웨이포인트로 이동했다.

꾹.꾹.

세준도 계속 테오와 꾸엥이의 마사지를 받아야 했기에 빠르게 이동할 수는 없었다.

저벅.저벅.

웨이포인트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는 길.

"우와. 넓다."

세준은 그제야 눈에 들어오는 영약 : 강대한 마력을 품은 방울토마토밭을 보며 감탄했다.

밭에는 하얀 방울토마토들이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자리를 잡고 방울토마토들을 수확하고 싶었지만

"냐앙···."

세준을 보호하기 위해 기운 빨려로 과도하게 마력을 흡수하고 있는 테오가 점점 힘들어하고 있었다.

'서둘러야지.'

세준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을 때

[영약 : 강대한 마력을 품은 방울토마토가 농사꾼의 발소리에 감사하며 힘을 보탭니다.]

[민첩 스탯 잠재력이 1008에서 1009로 상승합니다.]

세준의 발소리에 보답하는 방울토마토들.

잠시 후

"휴우. 도착이다."

세준이 하얀탑 99층의 웨이포인트에 도착했다.

하지만

"못 보던 놈들인데 누구냐?!"

그곳에는 하얀탑 99층의 보스가 웨이포인트를 지키고 있었다.

[오우거킹 레스]

거대한 하얀색 오우거. 우마왕과 거의 동급의 강함을 가진 존재. 테오와 꾸엥이가 상대할 수 없는 적이었다.

쿵!

"이곳은 아작스 님의 허락을 받은 존재만···."

레스가 주먹으로 땅을 치며 세준을 위협할 때

철컹.

세준이 서둘러 아공간 창고를 열어

"아작스, 말 좀 해줘."

중재를 요청했고

"레스, 세준이 형은 내가 형님으로 모시기로 했으니까 그렇게 알아."

아작스의 한마디로 상황은 종료됐다.

"네! 세준 님, 여기로 오시죠."

레스가 세준을 공손히 붉은 크리스탈 앞으로 안내했다.

척.

세준이 붉은색 크리스탈에 손을 올렸다.

그러자

[하얀탑 99층 웨이포이트가 저장됐습니다.]

[저장된 하얀탑의 웨이포인트를 불러옵니다.]

[저장된 하얀탑 웨이포인트]

-탑 83층

나타나는 메시지.

"좋아."

세준이 탑 83층을 선택하려 할 때

[저장된 웨이포인트에서 검은탑 99층 웨이포인트를 확인했습니다.]

[축하합니다!]

[검은탑에 이어 하얀탑까지 클리어하는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업적 보상으로 를 획득했습니다.]

[의 효과로 두 탑의 탑 99층 웨이포인트가 연결됩니다.]

[의 효과로 의 효과가 하얀탑에서도 발동합니다.]

새로운 메시지들이 나타났다.

"어?!"

뭐지? 세준이 생각지 못한 메시지에 당황했다.

세준은 몰랐지만,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탑의 99층 웨이포인트를 찍는다는 건 원래 탑을 클리어했다는 의미였다.

물론 이런 거엔 전혀 관심이 없는 용들은 이런 게 있다는 걸 몰랐다.

그리고 세상이 망하며 탑의 주민이 된 존재들도. 보통 탑을 다 오르기도 전에 세상이 망하니까.

세준이 진짜 특이한 경우였다. 아마 탑이 생긴 이후 처음일 거다.

그때

[저장된 검은탑의 웨이포인트를 불러옵니다.]

[저장된 검은탑 웨이포인트(10개)]

-탑 99층

-탑 98층

···

..

.

세준의 앞에 검은탑의 웨이포인트 리스트들이 나타났다.

"테 부회장, 꾸엥이 아공간 창고로 들어가."

"알겠다냥!"

꾸엥!

[알겠다요!]

세준이 둘을 아공간 창고에 들여보내고

꾹.

기절하기 전에 서둘러 검은탑 99층을 눌렀다.

[검은탑 99층으로 이동합니다.]

세준이 하얀탑 99층에서 검은탑 99층으로 이동했다.

***

-세준이가 웨이포인트를 통해 다시 83층으로 내려갈 건가 봐.

켈리온이 웨이포인트에서 사라지는 세준을 보며 말하자

-근데 세준이가 돌아오려면 검은탑 땅문서를 빨리 구해야겠는데?

-이오나를 부르는 게 어때?

-그럴까?

땅문서를 어떻게 구할지 방법을 생각하는 카이저, 램터, 티어.

그때

-응?!

-어?!

-···?!

-이 기운은?!

모든 용들이 북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세준이다!

빠르게 웨이포인트를 향해 날아갔다.

***

[검은탑 99층에 도착했습니다.]

"휴우. 진짜 돌아왔구나."

세준이 주변을 둘러보며 안도할 때

음머!

[세준 님, 어서 오십시오!]

웨이포인트를 지키고 있던 우마왕이 세준을 반겼다.

"응."

철컹.

세준이 대답을 하며 펜릴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아공간 창고를 열자

"박 회장이다냥!"

꾸엥!

[아빠다요!]

"세준이 형이다!"

테오, 꾸엥이, 아작스가 우르르 나와 세준의 몸에 매달렸다.

그리고

낑!

'야! 나 데리고 다니라고!'

뚱땅!뚱땅!

뽈작!

어느새 아작스의 치료를 받고 팔팔해진 펜릴이 다다다 달려 세준의 품으로 점프했다.

푹.

세준이 그런 펜릴을 받아

"까망이, 이제 괜찮은 거야?"

펜릴의 몸을 이리저리 살펴봤다.

낑?!낑!

'왜 이래?! 하지 마!'

자신의 몸을 샅샅이 살펴보는 세준에게 화를 내는 펜릴.

"괜찮네. 까망이, 고생했으니까 이거 먹자."

펜릴의 몸을 확인한 세준이 펜릴에게 군고구마 말랭이를 꺼내줬다. 경험상 기절했다 깨어나면 배가 고팠다.

낑!

'노랗고 쫀득한 거다!'

짭.짭.짭.

세준의 예상대로 배가 고팠는지 펜릴은 허겁지겁 군고구마 말랭이를 먹었다.

"우리 까망이, 잘 먹네. 에일린, 나 돌아왔어."

세준이 펜릴을 쓰다듬으며 에일린에게 자신의 복귀를 알렸다.

[탑의 관리자가 그대가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라고 말합니다.]

[탑의 관리자가 그대를 너무 걱정했다고 말합니다.]

"걱정해줘서 고마워. 에일린, 근데 이 팔찌 원래 탑 99층으로만 이동하는 거야?"

세준이 용각의 귀환 팔찌를 가리키며 물었다.

[탑의 관리자가 할아버지가 팔찌에 장난을 친 거 같다고 말합니다.]

"장난?"

[탑의 관리자가···]

에일린이 카이저가 귀환 마법에 절대 좌표 대신 상대 좌표를 사용한 걸 설명하고 있을 때

-크하하하. 우리 세준이 왔느냐?!

카이저가 1등으로 날아와 세준을 반겼다.

하지만

"우리 세준이요? 지금 절 죽일 뻔해 놓고 그런 말씀이 나와요?"

카이저의 앞에 있는 건 평소의 맹한 세준이 아닌 까맣게 흑화된 세준이었다.

-세준이 화났나 봐.

-그럴 만하지.

-나 같으면 바로 탑 나간다.

뒤따라온 용들이 뒤에서 수군거리며 세준과 카이저를 흥미진진하게 구경했다.

-끄응···팔찌는 내가 바로···

"아니요. 그 정도로는 안 되죠. 카이저 님 비늘 1만 개 주세요."

-알았다.

"그리고 용혈은 어떻게 됐죠?"

-그건 아직 용혈을 담을 용기가 완성 안 돼서···

"카이저 님, 용기 완성될 때까지 에일린이랑 대화는 없습니다."

-뭐?! 그건···알았다.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대답하는 카이저.

-카이저 녀석, 에일린이랑 얘기하려면 진짜 열심히 하겠네.

-그러니까 보름이면 만들려나?

-안돼. 한 달은 걸릴걸?

켈리온, 램터, 티어가 카이저를 보며 즐겁게 떠들었다. 보아하니 도와줄 생각은 없어 보였다.

그러나

"거기 세 분도 도우셔야 할 겁니다. 아니면···."

곧 돕게 됐다. 세준이 말을 잇진 않았지만, 세 용은 정확히 알아들었다.

돕지 않으면···

'이제 아작스가 나랑 얘기도 안 하겠지?'

'세준이가 배를 건조하게 안 해주겠지?'

'세준이가 단호박을 안 팔아주겠지?'

흑화한 세준은 아주 무시무시했다.

그렇게 용들이 서둘러 용혈을 담을 용기를 만들러 가자

"흐흐흐. 테 부회장, 봤냐?"

용들을 상대로 흑화한 척 연기를 한 세준. 굳은 얼굴을 풀며 우쭐한 태도로 말했다.

"역시 박 회장은 대단하다냥! 존경한다냥!"

꾹.꾹.

테오가 세준을 찬양하며 세준의 얼굴을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존경은 하는데 얼굴이 썩어버렸다냥!

입탑 373일 차. 세준이 무사히 검은탑 99층으로 복귀했다.

330화. 10번째 탑의 마지막 시련을 돌파하다.

330화. 10번째 탑의 마지막 시련을 돌파하다.

한국 각성자 협회 본부.

"러시아에 블랙 로커스트가 나타났다고? 그럴 리가···."

탑 44층에서 김동식과 수련을 하고 돌아온 한태준. 부하의 보고를 받고 당황했다.

블랙 로커스트는 퍼플 로커스트에서 한 단계 진화한 종.

'그 말은 로커스트들의 숫자가 늘어났다는 말인데···.'

견고한 칼날 대파와 해독의 대파가 있는 이상 로커스트의 수가 늘어날 리가 없었다.

"어디서 유입된 건가?"

"네. 맞습니다. 갑자기 블라디보스토크 상공에···."

부하가 그동안 있던 일을 설명하며 태블릿으로 검은 까마귀 하나를 보여줬다.

"이 까마귀가 블랙 로커스트를 지휘한다고?! 그래서 상황은?"

"현재 블랙 로커스트들이 블라디보스토크를 초토화시키고 빠르게 북상하고 있습니다."

"북상? 방어진은?"

로커스트를 막기 위해 분명 견고한 칼날 대파와 해독의 대파를 심었을 텐데···

"그게 몸이 단단하고 독이 없어 세준 님의 견고한 칼날 대파와 해독의 대파가 통하지 않습니다."

"음···."

부하의 보고에 한태준이 침음을 흘렸다.

"아마 하얼빈에 있는 검은탑을 노리는 것 같습니다."

"하얼빈이라···."

"현재 중국에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하얼빈에 헌터들을 대기시키고 있습니다."

"알겠다. 그만 나가보도록."

그렇게 부하의 내보낸 한태준. 스마트폰을 들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태준 님."

"루시올라, 지구방위대 하얼빈으로 출동이다."

"알겠어요."

한태준이 위자드 길드 길드장 루시올라에게 지구방위대 소집을 지시했다.

***

[자는 동안 가진 생명력의 10%를 저장했습니다.]

[생명의 구슬이 1.65% 완성됐습니다.]

[24시간 동안 마력이 0.1 축적됐습니다.

[마력이 0.1 상승합니다.]

"좋군···."

자다 눈을 뜬 세준이 메시지를 읽고는 배시시 웃었다.

그리고

고로롱.

아로롱.

끼로롱.

테오, 아작스, 까망이의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 잠의 여운을 즐겼다.

꼼지락.꼼지락.

누워서 발가락을 움직이며. 흐흐흐.

그렇게 잠의 여운을 충분히 만끽한 후

"으자자자!"

세준이 크게 기지개를 켠 후 침대에서 일어났다.

"냥?"

"형···일어났어?"

낑···

'시끄러워···.'

덕분에 잠에서 깬 셋.

덥썩.

"냐앙···."

세준이 테오의 목덜미를 잡아 다리에 착용하고

척.

낑···

펜릴의 몸을 들어 주머니에 넣고

포옥.

아작스를 품에 안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저벅.저벅.

농장을 한 바퀴 걸었다.

고로롱.

아로롱.

끼로롱.

어느새 셋은 다시 잠들어버렸다.

그렇게 세준이 농장을 걷고 있을 때

[오색콩이 농사꾼의 발소리에 감사하며 힘을 보탭니다.]

[힘 스탯 잠재력이 1193에서 1194로 상승합니다.]

세준의 힘 잠재력이 상승했다.

"여기도 오색콩이 있었네?"

세준이 버섯개미들이 새로 만든 오색콩밭을 발견했다.

"점심에 콩국수나 먹을까?"

콩을 보자 갑자기 콩국수가 떠오른 세준.

툭.툭.

[오색콩 5개를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8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경험치 350을 획득했습니다.]

···

..

.

콩깍지를 따며 콩을 수확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꾸엥?!

[아빠 어디 있다요?!]

멀리서 집에 없는 세준을 찾는 꾸엥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꾸엥아, 여기야!"

세준이 자신의 위치를 알리며 수확한 콩을 가지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간 후 콩을 불리고 아침을 만들었다.

아침 메뉴는 간단하게 핫케이크로 했다.

꾸헤헤헤!

"으히힛!"

"맛있어요!"

핫케이크에 꿀을 찍거나 뿌려 맛있게 먹는 꾸엥이, 아작스, 베로니카.

후루룩.

세준도 커피와 함께 핫케이크를 먹었다.

그렇게 머리에 당이 들어오자

"아. 맞다!"

세준이 자신이 잊고 있던 걸 기억해냈다. 어제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철컹.

세준이 아공간 창고를 열어

"에일린, 이거 선물."

짙은 어둠의 체리를 꺼내 에일린에게 보냈다.

***

"크히히히. 오늘은 핫케이크넹?"

에일린이 세준이 보낸 접시에 높게 쌓인 핫케이크를 보며 입맛을 다셨다.

"크히히히. 역시 세준이 음식은 다 맛있어!"

그렇게 에일린이 핫케이크를 꿀에 듬뿍 찍으며 맛있게 먹고 있을 때

[검은탑 탑농부 박세준이 짙은 어둠의 체리를 보냈습니다.]

"크힝?"

에일린의 앞에 검붉은색의 열매가 나타났다.

"어?! 이건?!"

체리의 옵션을 확인한 에일린.

냠.

바로 체리를 먹었다.

그러자

[짙은 어둠의 체리를 섭취했습니다.]

[몸에 어둠의 힘이 미세하게 쌓입니다.]

[검은용 중 최초로 어둠의 힘을 회복했습니다.]

[특전으로 어둠의 힘이 든 것을 섭취할 경우 어둠의 힘이 2배로 쌓입니다.]

나타나는 메시지.

그 순간.

꿈틀.

에일린의 그림자가 잠깐 일렁였다. 에일린이 자신도 모르게 그림자를 움직인 것.

그림자를 움직이는 건 어둠의 힘의 여러 가지 사용법 중 하나였다.

"크히히히. 역시 우리 세준이야!"

에일린이 특전 덕분에 효과가 2배가 된 짙은 어둠의 체리를 먹으며 어둠의 힘을 키웠다.

물론, 체리 씨앗은 세준에게 주기 위해 따로 챙겨뒀다.

***

[탑의 관리자가 그대의 선물에 감동했다고 말합니다.]

[탑의 관리자가 너무너무 고맙다고 말합니다.]

"흐흐흐. 에일린이 좋아해서 다행이네."

세준이 에일린의 감사 인사에 기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마늘밭으로 갔다.

절망의 마왕 모르도르의 심장을 먹기 위해 민첩의 육쪽마늘로 민첩을 늘릴 생각이었다.

그렇게 마늘밭에 도착한 세준. 마늘밭에는 1000개의 마늘이 균일한 간격으로 잘 심겨 있었다.

"좋아."

쑥.쑥.

[민첩의 육쪽마늘(6쪽)을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8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경험치 420을 획득했습니다.]

···

..

.

세준이 마늘 줄기를 당겨 땅속에 심어진 마늘을 수확했다.

그리고

쑥.

세준이 마지막 마늘을 뽑았을 때

[정신력의 육쪽마늘(6쪽)을 획득했습니다.]

···

..

.

"응?"

세준이 새로운 마늘을 수확했다.

[탑에서 신품종을 탄생시키는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

..

.

[직업 특성으로 모든 스탯이 10씩 상승합니다.]

"뭐지?"

세준은 정신력의 육쪽마늘을 보면서 뭔가 알 수 없는 거부감이 들었다.

그리고

슥.

정신력의 육쪽마늘을 까서 마늘 한 알을 들어 살펴봤다.

[정신력의 육쪽마늘]

탑 안에서 자생하는 식물로 마늘쪽이 6개 생기는 육쪽마늘입니다.

부정한 것을 쫓아내는 능력이 있지만, 주변 기운에 금방 오염되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섭취해야 합니다.

섭취 시 정신력 1이 상승합니다.

통마늘에서 나온 6쪽의 마늘을 다 먹을 경우 모든 스탯이 10이 상승합니다.

아린맛이 강합니다.(요리를 해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유통기한 : 90일

등급 :A

"이래서였군."

세준이 요리를 해도 아린맛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설명을 보며 말했다.

아린맛을 견뎌낸 자만 정신력을 올릴 자격이 있다는 듯 말하는 것 같았다.

"뭐···지금 먹을 필요는 없으니까."

세준이 바로 정신력의 육쪽마늘 6알을 땅에 심은 후 민첩의 육쪽마늘 3개를 까서 버터와 함께 구웠다.

"흐흐흐. 이게 바로 갈릭버터지."

끝내주는 향에 절로 지어지는 미소.

"아. 갈릭버터 팝콘도 만들어야겠다."

세준이 다른 냄비를 꺼내 폭발하는 체력의 옥수수를 꺼내 가열했다.

잠시 후.

[민첩의 육쪽마늘을 섭취했습니다.]

[민첩이 1 상승합니다.]

···

..

.

[통마늘에서 나온 6쪽의 마늘을 모두 섭취했습니다.]

[모든 스탯이 1 상승합니다.]

세준이 구운 마늘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준이 드디어 민첩 1000을 달성했을 때

[모든 스탯이 1000을 넘었습니다.]

[당신의 격이 상승합니다.]

[모든 스탯의 잠재력이 100 상승합니다.]

[다른 기운에 대한 저항력이 10%상승합니다.]

모든 스탯 1000을 찍으며 새로운 효과가 나타났다.

"냥?! 푸후훗. 박 회장의 무릎 기운이 강해졌다냥!"

세준의 격이 올라가며 무릎의 기운이 강해지자 테오가 세준의 무릎에 열심히 얼굴을 비볐다. 푸후훗. 내꺼다냥!

"오. 이런 게 있었구나."

세준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메시지를 읽으며 남은 마늘을 먹어 치웠다.

이제 먹을 필요는 없지만, 통마늘 6쪽을 다 먹어야 얻는 모든 스탯 1 상승 옵션을 굳이 포기할 이유는 없었다.

그렇게 드디어 절망의 마왕 모르도르의 심장을 섭취할 준비를 끝낸 세준.

냠.

바로 노란색 구슬을 입 안에 넣었다.

사르륵.

노란색 구슬은 입에 넣자마자 그냥 연기처럼 사라졌다.

"어?!"

어디 갔어?! 세준이 당황할 때

[절망의 마왕 모르도르의 심장을 섭취했습니다.]

[마력이 300 상승합니다.]

[재능 : 절망을 내리는 자를 개화합니다.]

다행히 없어진 건 아닌지 메시지가 나타났다.

"흐흐흐. 그럼 재능을 확인해봐야지."

무슨 재능일까? 세준이 설레는 마음으로 재능을 확인했다. 재능의 이름이 꽤 있어 보였기에 기대가 컸다.

[재능 : 절망을 내리는 자]

절망의 마왕 모르도르의 심장을 먹은 자만 가질 수 있는 재능입니다.

적에게 절망을 내려 능력을 떨어트립니다.

당신의 격이 적보다 높으면 높을수록 효과가 커집니다.(격차가 클 경우 적은 알아서 자멸합니다.)

적의 격이 높으면 절망을 내릴 수 없습니다.

"애매하네."

재능을 확인한 세준이 말했다. 강한 것 같은데···또 아닌 것 같기도 했다.

그때

꾸엥!

[아빠, 꾸엥이가 칡 캐왔다요!]

아침 먹고 약초밭에 다녀온 꾸엥이가 돌아왔다.

"형! 물 다 줬어!"

밭에 물주기를 끝낸 아작스도. 어느새 점심시간이 된 것이다.

"이거 먹으면서 잠깐만 기다려."

세준이 갈릭버터 팝콘을 주며 서둘러 불린 오색콩에 땅콩을 함께 넣고 강한 불로 삶았다.

땅콩을 넣은 이유는 고소함을 더하기 위해서였다.

슥.슥.슥.

세준이 이어서 아까 핫케이크를 만들면서 함께 만든 칼국수 반죽을 밀대로 밀어 넓게 펼쳐 여러 겹으로 접은 후

슥.슥.슥.

일정한 폭으로 썰어 면을 만들었다.

척.

"이제 면을 삶고."

세준이 끓는 물에 면을 넣고

"아작스, 이것 좀 곱게 갈아서 물처럼 만들어줘."

세준이 오색콩과 땅콩을 함께 삶은 냄비를 내밀었다.

"응! 형! 나한테 맡겨! 윈드 커터!"

아작스가 윈드커터를 수십 개 만들어

위이잉!

오색콩과 땅콩을 갈아버렸다.

서걱.서걱.

세준은 그사이 오이, 방울토마토를 잘라 콩국수 위에 올릴 토핑을 준비했다.

잠시 후

"세준이 형, 다 했어!"

"응. 잘했어."

세준이 대답하며 삶은 칼국수면을 얼음물에 넣어 식힌 후

꽈악.

물기를 짠 후 그릇에 보기 좋게 담고

척.척.

오이와 방울토마토, 반으로 자른 삶은 에그 프룻을 올렸다.

그리고

콸콸콸.

아작스가 간 콩국수물을 그릇에 부어 콩국수를 완성했다.

"얘들아, 먹자."

세준의 말에 꾸엥이, 아작스가 자신의 취향대로 콩국수를 먹기 시작했다.

꾸엥이는 콩국수에도 꿀을 부었고

솔솔.

아작스는 콩국수에 소금을 뿌려 먹었다.

"잘 먹네."

꾸엥이와 아작스가 먹는 걸 지켜보던 세준.

후루룩.

아무것도 넣지 않은 콩국수를 한 젓가락 했다.

"흐흐흐. 고소하네."

그리고 세준이 아공간 창고에서 김치통 하나를 꺼내 김치와 콩국수를 먹으려 할 때

-세준아! 여기 용혈 가져왔다!

카이저가 9개의 유리병을 가지고 빠르게 날아왔다.

에일린과 대화하기 위해 빠르게 용혈을 담을 용기를 완성한 것.

하지만 그런 카이저를 보는 세준의 눈빛은 좋지 않았다.

"뭐예요? 하루 만에 할 수 있는 거였어요?!"

이렇게 빨리 되는 걸 지금까지 안 해줬으니까.

다시 흑화 연기를 하려는 세준.

그러나

꾸욱.꾸욱.

"박 회장, 얼굴 썩었다냥!"

이번에는 테오와 합이 맞지 않았다.

꾸욱.꾸욱.

세준의 썩은 얼굴을 참을 수 없는 테오가 서둘러 세준의 얼굴을 주물렀다.

덕분에 감정 몰입이 깨지며 흑화에 실패한 세준.

그때

[10번째 탑의 마지막 시련을 돌파했습니다.]

[보상으로 를 획득했습니다.]

메시지와 함께 세준의 손에 황금색 열쇠 하나가 나타났다.

331화. 용들이 안 해서 그렇지 하면 잘한다.

331화. 용들이 안 해서 그렇지 하면 잘한다.

10번째 탑 1층.

드르렁.드르렁.

거대한 은색용 하나가 엎드려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그때

-스텔라 히스론, 빨리 일어나거라!

10번째 탑의 관리자가 스텔라를 깨웠다.

"아. 왜 깨워요?"

-드디어 10번째 탑의 시련을 통과한 자가 나타났다!

"정말요?!"

10번째 탑 관리자의 말에 스텔라가 반색했다.

그동안 기다리느라 너무 지루했던 스텔라.

"드디어 오는구나!"

스텔라가 눈을 반짝거리며 10번째 탑의 입구를 바라봤다.

하지만

······

한참이 지나도록 입구는 조용했다.

"관리자님, 안 오는데요? 언제 와요?"

-글쎄···올 때가 됐는데···

스텔라의 물음에 대답을 얼버무리는 10번째 탑의 관리자.

잠시 후.

드르렁.드르렁.

기다리다 지친 스텔라가 다시 잠들었지만, 10번째 탑의 관리자는 차마 스텔라를 깨울 수 없었다.

***

"열쇠?"

작은 크기임에도 열쇠는 꽤 묵직했다.

척.

세준이 열쇠를 손에 쥐며 살펴보려 할 때

[아홉 용족의 용혈이 모두 수장급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용족과의 친밀도가 최고 수준입니다.]

[추가 보상으로 10번째 탑의 2층까지 오를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습니다.]

이어서 나타나는 메시지.

"흐흐흐. 좋아! 2층까지 바로 프리패스."

메시지를 보며 웃는 세준.

거기다 메시지에서 두 가지 괜찮은 정보를 얻었다.

하나는 자신이 10번째 탑에 가면 1층부터 오른다는 것.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지만, 세준에게는 탑을 1층부터 오르는 게 상식적이지 않았다.

나머지 하나는···

'다른 수장급 용들의 용혈도 구할 수 있구나.'

다른 다섯 용족 수장들의 용혈도 언제든지 구할 수 있다는 것.

절대 쉬운 게 아니지만, 카이저와 다른 용들이 하루 만에 용혈을 담을 용기를 만들어 오는 걸 보며 세준은 단단히 오해했다.

'용들이 안 해서 그렇지 하면 잘한다.'

그렇게 나름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한 세준.

열쇠를 자세히 바라봤다.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을 열 수 있는 열쇠입니다.

마력을 불어 넣으면 열쇠에서 문을 향해 황금빛 안내선이 나타납니다.(열쇠를 사용하는 자만 안내선을 볼 수 있습니다.)

문과 거리가 멀수록 안내선이 흐려지고, 많은 마력을 불어 넣을수록 안내선이 선명해집니다.

내구도 : 파괴 불가

사용 제한 : 10번째 탑의 시련을 통과한 자(검은탑 탑농부 박세준)

등급 : 측정 불가

"마력을 불어넣으라고?"

설명을 읽은 세준이 열쇠에 마력을 넣자

우웅.

열쇠가 미세하게 떨었다.

그리고

······

아무 일도 없었다.

"뭐지?"

주변이 너무 밝아서 안내선이 안 보이나? 세준이 두 손으로 열쇠를 포개 빛을 차단하고

우웅.

자신의 모든 마력을 열쇠에 넣으며 안을 들여다봤다.

하지만

"안 보이는데?"

설명에서 읽은 황금빛 안내선은 보이지 않았다.

이럴 경우 가능성은 두 가지다.

첫째,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이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

둘째···

"내가 마력이 낮아서 안내선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흐린 거지. 이거네."

세준은 당연히 두 번째일 거로 생각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면 이게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게 뜻하지 않게 자신의 마력 스탯이 낮음을 증명받은 세준.

"에일린, 이제 카이저 님하고 얘기해드려."

-크하하하. 고맙다!

아무렇지 않게 카이저에게 용혈에 대해 보상을 했다. 그동안 이런 일이 비일비재 했기에 별로 상처받지도 않았다.

"카이저 님, 이거 드셔보세요."

세준이 카이저에게 짙은 어둠의 체리 100개를 건넸다.

"응?! 이건?!"

체리의 옵션을 확인한 카이저.

-크하하하. 역시 우리 세준이구나!

카이저가 세준을 이뻐죽겠다는 듯이 바라보며

-세준아, 이것을 받거라.

검은색 팔찌를 건넸다. 디자인은 용각의 귀환 팔찌와 비슷했다.

[용각의 소환 팔찌]

위대한 검은 용 카이저 프리타니가 자신의 뿔 조각에 직접 마법을 걸어 만들었습니다.

마력을 불어넣으면 어떤 방해가 있어도 소환자 주변으로 지정된 대상을 소환하는 소환 마법이 발동합니다.

소환할 대상을 최대 다섯까지 지정할 수 있습니다.

한 달에 다섯 명까지 소환할 수 있습니다.

현재 지정된 소환 대상 : (0/5)

사용 제한 : 카이저 프리타니의 인정을 받은 박세준

제작자 : 카이저 프리타니

등급 : 측정 불가

"지정한 대상 다섯을 소환할 수 있다니···."

내용은 훌륭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작동하는 거 맞죠?"

이미 한 번 당한 적이 있기에 세준은 일단 의심부터 했다.

-그럼! 이번에는 절대 좌표로 발동하게 했으니 저번 같은 일은 없을 거다. 크하하하. 이건 잘 먹으마.

호언장담을 한 카이저가 체리를 먹지 않고 소중히 들고 분수대로 날아갔다. 보나, 마나 다른 용들에게 자랑하기 위해서였다.

카이저가 떠나자

철컥.

세준이 오른손에 용각의 소환 팔찌를 착용했다.

그리고

촵촵촵.

쓰담.쓰담.

츄르를 열심히 먹고 있는 테오의 머리를 오른손으로 쓰다듬어

[용각의 소환 팔찌에 첫 번째 소환 대상을 지정합니다.]

테오를 소환 대상으로 지정했다.

후루루루룩.

이어서 콩구수를 흡입하는 꾸엥이의 머리도 쓰다듬으며

[용각의 소환 팔찌에 두 번째 소환 대상을 지정합니다.]

소환 대상으로 지정됐다.

그렇게 둘을 소환 대상으로 지정하는 사이

(그러니까 세준 님의 지구에 멸망의 사도 파편이 나타났다는 거죠?)

[응! 그러니까 황금박쥐가 가서 좀 처치해줘.]

불꽃이가 황금박쥐에게 지구의 상황을 알려주고 있었다. 자신이 나서면 지구가 파괴되기 때문.

(뱃뱃! 맡겨주세요!)

황금박쥐가 자신 있게 대답했다.

원래는 한라 빌딩을 벗어날 수 없었던 황금박쥐.

처음에는 몸이 약해 차원이동력이 쌓이면 반드시 차원 이동을 해야 했지만.

황금박쥐는 세준의 농작물을 먹고 강해지면서 차원이동력을 사용하지 않고 참을 수 있게 됐다.

그리고 황금박쥐는 언젠가 결정적 순간을 위해 차원이동력을 축적했다.

덕분에 황금박쥐의 몸에는 차원이동력이 충분히 쌓였고 지금은 활동 반경과 시간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상태였다.

(그럼 다녀올게요!)

[응. 지구에 가면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줄게.]

(네!)

황금박쥐가 불꽃이의 배웅을 받으며 지구로 이동했다.

***

탑 84층.

카이만 왕국의 성안.

푹!

"커억···크로커···네가 왜?!"

카이만 왕국의 왕, 가비알이 카이만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가슴을 찌른 존재를 바라봤다.

자신의 뒤를 이어 왕이 될 카이만 왕국의 1왕자, 크로커 카이만을.

"그건 아버지가 용과 싸울 용기가 없는 나약한 왕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가비알의 물음에 비릿하게 웃으며 대답하는 크로커.

'크크큭. 멸망의 힘을 얻은 나라면 용과도 싸울 수 있다.'

크로커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뭐?! 너 무슨 짓을···."

가비알이 두 눈을 부릅뜬 채 왕국의 미래를 걱정하며 죽었다.

푹.

크로커가 죽은 가비알의 가슴에 손을 넣어 검은 구슬을 꺼냈다.

[카이만 왕의 내단]

"아버지, 이건 제가 잘 쓰겠습니다."

꿀꺽.

내단을 삼킨 크로커.

그러자

고오오오.

크로커의 주변으로 붉은 기운이 퍼졌다 다시 흡수됐다.

그리고 붉은 기운에 잠깐 휩싸였던 가비알의 시체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마치 멸망의 외곽에 뿌려져 있는 붉은 안개 같았다.

그렇게 가비알이 사라지자

털썩.

피로 물든 축축한 왕좌에 크로커가 앉았다.

······

신하들이 그런 크로커를 지켜보며 공포에 얼어붙었다.

"회의를 시작한다."

"······."

"왜 말이 없지? 누가 또 죽어 나가야 하나?"

"와···왕이시여! 최근 검은용의 수호를 받는 탑 79층 코브왕국의 병력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왕이시여! 검은용의 수호를 받는 탑 55층 레드리본 왕국의 성장도 심상치 않습니다!"

신하들은 크로커가 왜 갑자기 저러는지 모르지만, 일단 크로커가 원하는 말을 해야지 살 수 있단 걸 본능적으로 알았다.

그래서 용과는 직접 싸우지 않으면서 용과 싸우는 명분은 가져올 수 있는 코브 왕국과 레드 리본 왕국을 거론했다.

"그렇군. 우리 카이만 왕국을 위협하는 게 이렇게 많다니···신하들은 들어라. 우리는 더 이상 용의 지배를 받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용에게 보내는 선전 포고로 코브 왕국을 먼저 치겠다!"

"네! 왕이시여!"

카이만 왕국의 병력이 코브 왕국을 향해 진군하기 시작했다.

***

서울 강남.

파닥.파닥.

(불꽃이 님, 어디 있어요?)

지구에 도착한 황금박쥐가 한라 빌딩을 나와 주변을 두리번거릴 때

[황금박쥐, 여기야!]

불꽃이가 땅으로 올라온 자신의 작은 뿌리를 흔들며 황금박쥐를 불렀다.

(불꽃이 님, 저 어디로 가면 돼요?)

지구에 머물 수 있는 시간에 한계가 있기에 서둘러 묻는 황금박쥐.

[저기!]

불꽃이가 뿌리로 하얼빈에 있는 검은탑을 가리켰다.

(네! 그럼 탑에서 다시 봬요!)

슈웅!

황금박쥐가 불꽃이가 가리킨 방향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

중국 하얼빈.

헌터들이 검은탑 앞 5km 부근에서 블랙 로커스트들과 치열하게 대치하고 있었다.

블랙 로커스트들의 외피는 상당히 단단했기에 다른 헌터들이 앞에서 블랙 로커스트들의 진로를 막는 사이

"마법사들은 화염 마법을 사용해라!"

"불의 힘이여···파이어볼!"

"불의 힘이여···파이어블라스트!"

콰콰광!

키에엑!

주문을 외는 시간이 필요한 마법사들이 화염 마법으로 블랙 로커스트의 장기를 태워죽이는 게 가장 효과적이었다.

그렇게 마법사들의 화염 마법에 블랙 로커스트의 수가 3분의 1로 줄어들었을 때

푸드득.푸드득.

소름 돋는 날갯소리와 함께 어둠이 내렸다.

"어?!"

헌터들이 당황하며 하늘을 보자

좀 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은 블랙 로커스트들이 하늘을 새카맣게 뒤덮으며 검은탑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블랙 로커스트 뒤로 보이는 거대한 검은 까마귀.

지금까지 싸우던 블랙 로커스트는 소규모 정찰대에 불과했다.

-크크큭. 어서 가서 탑을 정복해라.

할파스의 명령에 블랙 로커스트들이 검은탑을 향해 날아갔다.

"막아라!"

"절대 뚫리면 안 돼!"

헌터들이 악을 지르며 다가오는 블랙 로커스트들을 막을 준비를 했지만, 이미 그들의 몸은 두려움에 잠식돼 있었다.

거대한 힘에 직면한 인간의 당연한 본능.

하지만

"더블 파이어볼!"

"블레이즈!"

그들은 필사적으로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블랙 로커스트와 악착같이 싸웠다.

그러나 그들이 막는 블랙 로커스트보다 훨씬 많은 블랙 로커스트들이 그들을 지나 검은탑을 향해 날아갔다.

"안 돼···."

"끝났어···."

헌터들이 블랙 로커스트에게 절반 이상 덮여가는 검은탑을 보며 절망할 때

(뱃뱃후-!)

청아한 목소리와 함께

퍼버벅.

검은탑을 덮고 있던 블랙 로커스트들의 몸이 터져나갔다. 황금박쥐의 음파공격이었다.

그리고

(뱃뱃. 세준 님의 지구는 제가 지켜요! 뱃뱃폭풍권!)

파다닥.파다닥.

황금박쥐가 검은탑을 향해 날아오는 블랙 로커스트를 향해 자신의 날개를 격렬하게 파닥였다.

그러자

후우웅.

강력한 폭풍이 만들어지며 블랙 로커스트들을 갈아버렸다.

그렇게 블랙 로커스트들을 몰살시킨 황금박쥐.

(일뱃섬!)

어느새 황금박쥐가 할파스의 뒤에서 나타났고.

황금박쥐가 있던 곳에서 할파스가 있던 곳까지 대기를 가르는 선 하나가 그어져 있었다.

-이럴 수가···이곳에 나를 줄일 수 있는 존재가···

황금박쥐의 날개에 베인 할파스의 파편이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부정하며 소멸됐다.

(뱃뱃. 드디어 뱃뱃후, 뱃뱃폭풍권, 일뱃섬을 썼어요!)

황금박쥐가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근데···어디서 들어본 듯한 황금박쥐의 기술 이름.

뱃뱃후는 꾸엥이의 꾸엥후를, 뱃뱃폭풍권과 일뱃섬은 테오의 냥냥폭풍권과 일냠섬을 따라 한 거였다.

평소 테오와 꾸엥이가 사용하는 기술이 부러웠던 황금박쥐.

그래서 둘을 따라 기술을 만들었지만, 표절 기술이기에 탑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는 지구.

자신이 따라 한다고 해도 걸릴 일이 없었다.

땡그랑.

(뱃뱃. 제가 세준 님의 지구를 지켰어요!)

황금박쥐가 검은색 코인들을 줍고는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검은탑 99층으로 돌아갔다.

332화. 근데 너 부탁하는 입장에서 말이 되게 짧다?

332화. 근데 너 부탁하는 입장에서 말이 되게 짧다?

검은탑 99층의 늦은 밤.

어두워지길 기다리며 영약급 방울토마토를 먹고 마력 잠재력의 끝인 2412까지 마력 스탯을 올린 세준.

"좋아! 불도 껐고."

주변을 완전히 캄캄하게 해놓고 황금 열쇠에 마력을 불어 넣었다.

하지만

"에이···."

황금열쇠에서는 아무런 빛도 나지 않았다. 실패였다.

"냐아앙. 박 회장, 늦었다냥. 잠이나 자자냥."

곁에서 기다리던 테오가 하품을 하며 자러 가자고 세준을 재촉했다.

"응. 그래야겠다."

이 정도 했으면 지금 상황에서 해볼 수 있는 건 다했다고 생각한 세준. 미련 없이 집으로 들어가 잠들었다.

몇 시간 후.

세준이 잠든 침실 안

커어어.

고로롱.

뀨로롱.

아로롱.

끼로롱.

5개의 코 고는 소리가 들렸다. 이오나가 마법사 협회 업무를 마치고 합류해 있었다.

그때

(뱃뱃! 세준 님, 저 왔어요.)

지구에서 돌아온 황금박쥐가 조용히 복귀 신고를 하고

찰싹.

세준의 옆구리에 달라붙어 은신했다.

그리고

배로롱.

코를 고는 황금박쥐. 오랜만에 지구에 갔다 와서 피곤했던 모양이었다.

그렇게 세준의 침실 안에 울려 퍼지는 6개의 코 고는 소리가 서로의 자장가가 되어 주었다.

오늘도 평화로운 검은탑 99층.

하지만 밑에서는 거대한 전쟁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

탑 83층.

"왕의 명이시다! 카이만 왕국의 앞을 가로막는 적은 하나도 남기지 말고 모두 죽여라!"

카이만 왕국의 30만 병사들이 탑 79층 코브 왕국을 공격하기 위해 탑 83층을 침공했다.

그리고

"카이만 왕국군이 온대! 빨리 짐 싸!"

"도망가자!"

탑 83층의 주민들은 침략자와 싸우기보다는 도망을 택했다.

카이만 왕국군은 자신의 앞을 막지만 않으면 쫓아가서 죽이지는 않았으니 나름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하지만 밤송이 고슴도치들은 그러지 않았다.

꼬싯!꼬싯!

[여기는 위대한 검은용 박세준 님의 땅이다! 우리가 반드시 지킨다!]

카이만 왕국군이 지나가는 길목 한가운데 밤나무 농장이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

꼬싯!

[우리가 지킨다!]

꼬싯!

[다 뿌신다!]

밤송이 고슴도치들의 우두머리 고도리의 말에 다른 밤송이 고슴도치들이 앙증맞은 손을 하늘로 뻗으며 동조했다.

꼬싯!

[가시를 뽑아서 땅에 박아라!]

꼬싯!꼬싯!

고도리의 말에 질서 정연하게 줄을 선 고슴도치들이 자신의 앞에 있는 고슴도치의 등에서 가시 두 개를 뽑아

푹.푹.

땅에 박았다. 자신의 등에 있는 가시를 뽑기에는 고슴도치들의 팔이 너무 짧았다.

그렇게 가시를 박고

척.

고슴도치들이 옆으로 한 발짝 이동 후

푹.푹.

다시 앞 고슴도치의 가시를 뽑아 땅에 박으며 밤나무 농장 주변을 가시로 도배했다.

1만이 조금 넘는 고슴도치들이 30만 카이만 왕국군을 상대로 밤나무 농장에서 결사항전에 들어갔다.

***

[자는 동안 가진 생명력의 10%를 저장했습니다.]

[생명의 구슬이 1.8% 완성됐습니다.]

[24시간 동안 마력이 0.1 축적됐습니다.

[마력이 0.1 상승합니다.]

"후훗. 오늘도 난 성장했다."

잠에서 일어나며 메시지를 확인한 세준.

"냐앙···."

평소처럼 자신의 무릎에서 자는 테오의 목덜미를 잡아 무릎에 착용했다.

그때

뀨로롱.

"어?! 이오나, 왔었네?"

세준이 테오의 꼬리로 자신의 몸을 돌돌 감고 자는 이오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아. 그게 있었지."

이오나를 보자 절망의 마왕 모르도르를 처치하고 챙긴 회색 바위가 생각났다.

"이따 이오나가 일어나면 보여줘야지."

이오나의 몸에 봉인된 악몽의 마왕 나이트메어. 어쩌면 손쉽게 두 번째 마왕의 심장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잠시 후.

[태양의 호박고구마가 농사꾼의 발소리에 감사하며 힘을 보탭니다.]

[힘 스탯의 잠재력이 1294에서 1295로 상승합니다.]

세준이 농장을 걸으며 농작물들의 기운을 받아 잠재력을 올리고 있을 때

"뀨규귯-!"

이오나가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며 일어났다.

"이오나, 일어났어?"

"뀻뀻뀻. 세준 님, 안녕히 주무셨어요?"

푹 자서 기분이 좋은 이오나가 활기찬 목소리로 아침 인사를 했다.

"응. 나도 잘 잤지. 이오나, 내가 보여줄 게 있어."

세준이 이오나의 인사를 받으며

철컹.

아공간 창고를 열어 두 쪽으로 갈라진 회색 바위를 꺼냈다.

그러자

"뀻? 뀻! 이건?!"

회색 바위를 보며 놀라는 이오나. 보자마자 회색 바위가 무엇에 쓰는 물건이지 알아챈 것이다.

당연했다. 과거 숙면을 위해 오랜 기간 찾아다니던 물건이니까.

깔끔하게 잘려 조금만 손보면 다시 써도 문제없을 것 같았다.

"이오나, 이게 뭔지 알아?"

"뀻뀻뀻. 그럼요! 이건 마봉석이잖아요!

"마봉석?"

"뀻뀻뀻. 네! 마를 봉인하는 돌, 마봉석이요. 세준 님, 근데 이건 어디서 나셨어요?"

이오나가 흥분하며 물었다.

"푸후훗. 그건 이 몸이 말해주겠다냥!"

이오나의 물음에 자신을 뽐낼 기회를 놓치지 않는 테오가 우쭐해하며 마봉석으로 얻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뀻뀻뀻. 테오 님이 절망의 마왕을 처치하셨다고요?! 정말 대단해요!"

"푸후훗. 그렇다냥! 처음부터 끝까지 나 테 부회장의 활약이었다냥!"

이오나의 칭찬에 테오는 더욱 우쭐해하며 기고만장해졌다.

테오의 끌림을 따라갔고, 테오가 절망의 마왕 모르도르를 처치했으니 맞는 말이기는 했다.

'녀석.'

세준이 이오나에게 자신의 활약을 자랑하는 테오를 보며 조용히 미소 짓더니

"하지만 마봉석을 챙긴 건 나 박세준 님이지."

테오의 자랑에 밥숟가락을 올렸다.

"냥?! 내가 챙기려고 했는데 박 회장이 먼저 챙긴 것뿐이다냥!"

"훗. 결과적으로 마봉석을 챙긴 건 나지."

테오를 얄밉게 약 올리는 세준.

하지만

"뀻뀻뀻. 테오 님, 흥분하지 마세요. 어차피 테오 님이 절망의 마왕이 있던 곳을 찾지 못했다면 이 마봉석도 없었던 거니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테오 님의 활약이 더 커요."

테오에게는 든든한 아군이 있었다.

"푸후훗. 그렇다냥! 나 테 부회장의 활약이 가장 크다냥!"

이오나의 말에 다시 기세등등해진 테오.

"끄응···."

어디 내 편 없나? 세준이 지원군을 물색할 때

"푸후훗. 이오나, 그럼 나이트메어를 여기다 봉인시켜 처치하자냥! 박 회장은 마왕의 심장 다섯 개를 먹고 강해져야 한다냥!"

테오가 이오나에게 나이트메어를 처치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처치요···?"

이오나는 흔쾌히 그러자고 대답하지 못했다.

"냥? 이오나, 왜 그러냥?"

테오가 이오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바라봤다. 나이트메어 때문에 악몽만 꾸는데 고민할 이유가 있냥?

"뀽···그게···."

나이트메어가 사라지면 테오 님과 잘 수 있는 명분이 사라지잖아요!

솔직하게 대답할 수 없는 이오나.

거기다 무슨 이유에선지 요즘 나이트메어가 착해지고 있었다.

그래서 꿈에서 마법 연구도 도와주는 등 도움을 주고 있어 굳이 나이트메어를 처치할 이유가 없었다.

'어쩌죠?'

이오나가 나이트메어를 어떻게 할지 고민할 때

-인간이여! 나는 악몽의 마왕 나이트메어다, 나를 살려준다면 내 심장을 주겠다!

세준의 머릿속으로 악몽의 마왕 나이트메어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싫은데. 너 이오나 잠 못 자게 괴롭히잖아.'

당연히 거절하는 세준.

-아니다! 요즘에는 우리 제법 친해졌다! 이오나에게 물어봐라!

'물어봐라? 근데 너 부탁하는 입장에서 말이 되게 짧다?'

-아닙니다! 인간님, 이오나에게 물어봐 주십시오!

세준의 말에 1초의 고민도 없이 급하게 말을 높이는 나이트메어. 진짜 살고 싶은 모양이었다.

'엣헴. 오냐. 그럼 물어봐 주지.'

세준이 거드름을 한 번 피워준 후

"이오나, 요즘 나이트메어랑 사이는 어때?"

이오나에게 물었다.

"뀻?! 네?!"

세준의 물음이 의외였는지 당황하는 이오나.

"뀽···그게 사실···."

이오나가 자신의 상황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그러니까 요즘 나이트메어가 너에게 악몽을 꾸게 하지는 않는다는 거지?"

"뀽···네. 요즘은 오히려 나이트메어가 여러 가지로 도와주고 있어요."

이오나가 테오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았어."

이오나의 대답을 들은 세준.

'야. 들리냐?'

머릿속으로 나이트메어를 부르자

-네! 들립니다!

나이트메어가 잽싸게 대답했다.

'네 말대로 요즘 이오나를 돕고 있다고 하니 심장만 받고 살려는 줄게.'

-인간님, 감사합니다!

'대신 조건이 있어.'

-조건이요?!

'응. 이오나를 위협하지 않겠다고 계약서 써.'

-그럼요! 당장 쓰겠습니다!

'좋아. 그럼 심장 내놔.'

-네! 잠시만요!

나이트메어의 대답과 함께

"뀻?"

이오나의 몸에서 노란색 기운이 빠져나와 구슬 모양으로 뭉쳐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완성된 노랑색 구슬.

척.

세준이 구슬을 들어 살펴보자

[악몽의 마왕 나이트메어의 심장]

"거의 비슷하네."

절망의 마왕 모르도르의 심장처럼 마력 300을 올려주는 효과가 있었다. 대신 재능이 '악몽을 내리는 자'로 달랐다.

"근데···지금은 먹을 수가 없네."

어제 마력을 잠재력까지 올려버리는 바람에 먹어도 마력이 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뭐···그냥 먹지."

꿀꺽.

세준은 망설임 없이 노란색 구슬을 삼켰다.

마력 300이 허공에 날아가지만, 그 정도는 세준에게 영약급 방울토마토 30개만 먹으면 해결되는 하찮은(?) 스탯이었다.

그렇게 세준이 악몽의 마왕 나이트메어의 심장을 삼키자

[악몽의 마왕 나이트메어의 심장을 섭취했습니다.]

[마력이 300 상승합니다.]

[마력이 마력 잠재력의 한계치에 도달했습니다.]

[더 이상 마력을 흡수할 수 없습니다.]

[마력이 배출됩니다.]

[재능 : 악몽을 내리는 자를 개화합니다.]

"윽!"

아. 이게 있었지···세준이 엉거주춤한 걸음으로 서둘러 볼일을 보기 위해 움직이자

다다다.

테오가 세준의 무릎에서 내려와 서둘러 빈 땅을 찾아

파바박!

"박 회장, 여기다냥!"

땅을 판 후 세준을 불렀다.

"윽! 테 부회장, 땡큐."

세준이 구멍을 파준 테오에게 감사를 표하자

"박 회장, 그럼 잘 싸라냥!"

다다다.

세준을 응원하며 멀어지는 테오. 냄새는 참을 수 있지만, 소리는 참을 수 없었다.

"변해라!"

우드득.우드득.

세준이 수호하는 나무 방패에 마력을 불어넣어 주변을 나무벽으로 막고 간이 화장실을 만들었고···.

그렇게 마력이 충만한 땅에 심어진 농작물들은 다른 땅에 심어진 농작물보다 수확량이 많았다고 한다.

세준이 소화하지 못한 마력을 배출하는 사이

"뀽···이제 테오 님이랑 못 자요···가서 연구나 해야겠어요···."

-그래. 내가 도와주마.

"뀽···고마워요. 나이트메어."

의기소침해하며 마탑으로 돌아가려는 이오나.

그때

"이오나, 안 자고 어디 가냥?"

테오가 자신의 꼬리를 살랑살랑 움직이며 이오나를 불렀다.

"뀻?"

"푸후훗. 나도 이오나가 꼬리에 있어야 잠이 잘 온다냥!"

"뀻뀻뀻. 정말요?!"

테오의 말에 반색하는 이오나.

"푸후훗. 그렇다냥!"

"뀻뀻뀻. 그럼 빨리 자요!"

슈웅.

테오의 대답에 이오나가 냉큼 테오의 꼬리를 몸에 감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쓰담.쓰담.

"박 회장, 언제 오냥? 똥 너무 많이 싼다냥."

테오가 이오나를 쓰다듬으며 세준을 기다렸다.

그때

삐욧!

[테오 님, 탑 83층에서 전쟁이 났어요!]

삐욧이가 탑 99층에 전쟁 소식을 전해왔다.

333화. 푸후훗. 뭔지 모르지만, 챙긴다냥!

333화. 푸후훗. 뭔지 모르지만, 챙긴다냥!

녹색용들의 터전.

"수상한데···."

녹색용들의 수장 브라키오 이올그가 자신의 영역에서 붉은 안개를 청소하는 검은용, 하얀용, 붉은용, 자색용들을 보며 말했다.

녹색용의 영역까지 와서 붉은 안개를 청소해주는 네 용족.

녹색용들은 귀찮은 일을 안 해도 된다고 좋아했지만

-이익! 그거 건들지 마!

-이거 내가 먼저 본 거야!

-먼저 먹는 용이 임자지!

-얘들아, 싸우는 시간도 아깝다! 우린 저쪽을 노리자!

브라키오는 붉은 안개를 조금이라도 더 소멸시키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네 용족을 보니

"뭔가 있어···."

자신이 모르는 뭔가가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설마 탑코인을 노리는 건 아닐 거고···뭐지?"

붉은 안개를 소멸시키면 나오는 탑코인.

탑코인은 탑 안에 사는 주민들의 거래 수단이다.

그러나 용들에게는 탑코인이 필요 없었다. 필요하면 달라고 하면 되니까.

당연히 용의 요구를 거절하는 탑의 주민은 없었고 그러니 탑코인도 필요 없었다.

"뭔지 알아봐야겠어."

브라키오가 몸을 일으켜 붉은 안개를 청소하는 용들에게 다가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