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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지으며 육아까지 : 악역 조연인데 온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책 속에서 남주가 전사한 줄 알고 다른 남자의 침상에 기어올랐다가, 결국 몽둥이에 맞아 죽는 조강지처 단역에 빙의했다.
남편은 집을 비웠지, 내 몸으로 아이를 낳을 필요도 없지, 게다가 귀여운 조카들은 무료로 마음껏 조물조물할 수 있다니! 박윤은 기뻐서 날아갈 것 같았다!
마을 사람들: “저 여자, 남편도 죽은 데다 첫째 형님은 억척스럽고 둘째 형님은 계산속이 빠르니, 박윤은 집에서 구박받다 말라 죽을 일만 남았네.”
그때, 고씨 집안 첫째 형님이 문 앞에서 마당을 쓸다 말고 닭을 잡으며 말했다.
“우리 윤이가 애들 글 가르치느라 고생이 많으니, 몸보신 제대로 시켜야지.”
마을 사람들: “박윤은 맨날 먹고 놀기만 하고, 밭일하러 나갈 생각도 안 한다니까!”
고씨 집안 둘째 형님이 비단 한 필을 품에 안고 돌아오며 받아쳤다.
“거친 일은 내가 다 할 테니, 이 옷감으로 우리 윤이 새 옷이나 두어 벌 해 입혀야겠어.”
어느 홀아비가 질투가 나 이간질을 해댔다.
“박윤 저 과부가 매일같이 화사하게 차려입고 다니는 꼴을 보니, 밖에서 사내와 눈이 맞아 놀아나는 게 틀림없소!”
그 소리를 들은 큰조카딸이 허리에 손을 얹고 나섰다.
“퉤! 집에 거울이 없으면 오줌에라도 낯짝을 비춰보시지! 우리 셋째 숙모한테 찝쩍대다 차이니까 헛소문을 퍼뜨려? 역겨워라!”
큰조카는 그날 밤중에 담을 넘어 마을 집집마다 뒷간 문을 죄다 못으로 박아버렸다.
“감히 우리 셋째 숙모를 괴롭혀? 어디 밤새 지려 버려라!”
막내 조카는 이씨 아주머니네 집 문을 두드렸다.
“또 우리 셋째 숙모 흉보시면, 이씨 아저씨가 마당 나무 밑에 몰래 비자금 오십 문 숨겨둔 거 동네방네 다 말해 버릴 거예요!”
그날 밤, 이씨 아저씨의 처절한 비명이 온 마을에 울려 퍼졌다.
참다못한 시부모님이 박윤의 손을 꼭 붙들고 말했다.
“윤아야, 너는 아직 젊으니 우리가 혼수를 보태서라도 좋은 집안에 개가시켜 주마.”
박윤이 눈물을 글썽이며 대답했다.
“아버님, 어머님. 저는 절대 시집가지 않고 평생 서방님의 위패를 지키며 살겠습니다. 그저 저를 친딸로 여겨 주세요.”
‘어차피 남자 주인공은 나중에 대장군이 될 몸. 내가 알아서 비켜주고 대장군의 여동생 포지션을 취하면 되지! 남주랑 여주가 만나는 건 방해하지 않고, 난 평생 먹고 자며 꿀만 빨아야지!’
생각만 해도 꿈속에서 웃음이 터져 나올 지경이었다.
바로 그 순간, 막 집 대문 앞에 도착한 고상경:
“……부인이 나를 이토록 깊이 사랑하고 있었다니.”
As If Dawn · HISTORY